이금로 특임검사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브리핑실에서 '100억대 주식 대박 의혹' 진경준 검사장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포커스뉴스>

진경준(49‧구속) 검사장과 김정주(48) NXC(넥슨 지주회사)대표가 나란히 재판에 넘겨졌다. 진 검사장의 처남 명의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서용원(67) 한진 대표도 재판을 받게 됐다.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29일 진 검사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제3자 뇌물수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 보장에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특임검사팀은 김 대표와 서 대표도 각각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현직 검사장이 재판에 넘겨진 것은 검찰 조직 창설 68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검찰은 진 검사장이 ▲2005년 6월 넥슨으로부터 주식 1만주를 공짜로 넘겨받은 것 ▲2006월 11월 이를 10억원에 팔고 이 돈으로 넥슨재팬 주식 8500여주를 산 것 ▲ 2008년 3월 넥슨으로부터 제네시스 승용차를 받은 것을 연속적인 뇌물수수로 판단해 포괄일죄를 적용했다. 

또 진 검사장이 2005년 1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김 대표로부터 11차례에 걸쳐 가족 여행경비 5000여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진 검사장은 지난 2010년 8월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를 압박해 처남 강모(46)씨 이름으로 설립된 청소 용역업체에 100억원대 일감을 몰아준 혐의도 받고 있다.

차명계좌를 운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진 검사장은 2006년 뇌물로 수수한 자금을 장모로부터 빌린 차용금인 것처럼 조작하고, 3차례 걸쳐 넥슨 주식 매입 자금 출처를 거짓 소명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있다. 이외에도 2011년 보안업체회사 주식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차명계좌를 이용한 혐의도 있다.

특임검사팀은 김 대표에 대해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했다. 당초 특임검사팀은 뇌물공여 혐의의 공소시효가 7년에 불과해 진 검사장이 넥슨 재팬 주식을 사들인 2006년 기준으로도 김 대표를 기소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하지만 진 검사장이 김 대표와 함께 넥슨 회삿돈으로 여러차례 해외 가족여행을 다녀온 사실을 확인해 주식 제공과 함께 포괄일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지었지만, 김 대표 개인의 횡령·배임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최성환)에 모두 이첩해 수사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특임검사팀은 ▲2012년 진 검사장 모친 명의 벤츠 승용차 수수 의혹 ▲2010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재직시 한진그룹 관련 내사종결 사건의 부당 처리 여부 ▲보안업체 주식 취득 관련 대가성 여부 등에 대해 수사했으나 위법행위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출두하는 진경준 검사장. <출처=포커스뉴스>

◆ 진경준, 차관급인 검사장으로 처음 해임

한편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정병하)는 2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진 검사장에 대한 해임을 법무부에 청구했다.

대검 관계자는 "차관급인 검사장을 해임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대검 감찰위원회는 지난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위원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해임을 권고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날 법무부에 같은 의견으로 법무부에 징계를 청구했다. 

현직 검사가 해임되면 변호사 개업이 3년 간 제한되고 퇴직금은 4분의 1이 감액된다.

진 검사장의 '주식 대박'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한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이날 오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진 검사장을 구속기소했다.

진경준 검사장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김정주 NXC 회장이 넥슨 등기이사에서 사임한다.

김정주 NXC 회장. <출처=포커스뉴스>

◆ 김정주 NXC 회장, 등기이사직 사임…"평생 잘못을 지고 살아가겠다"

김정주 NXC 회장은 29일 사과문을 통해 "분노와 좌절을 느끼셨을 국민들, 넥슨의 오늘을 만들어주신 고객, 주주 여러분과 임직원 여러분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며 "오늘부로 넥슨의 등기이사직을 사임하고 법의 판단과 별개로 저는 평생 이번의 잘못을 지고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적 관계 속에서 공적인 최소한의 룰을 망각하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오늘부로 넥슨의 등기이사직을 사임하고 법의 판단과 별개로 저는 평생 이번의 잘못을 지고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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