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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가 대동소이한 '서비스 발전전략'을 내놓는 이유

참으로 일관성 있는 정부다. 박근혜 정부는 임기 후반에 접어들었는데도 상황인식은 아직 임기 초와 별로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어쩌면 대통령의 레임덕을 막아보려는 고도의 계산일지도 모르겠다. 정부가 서비스경제에 활력을 넣기 위한 종합대책을 내놨다. 일명 '서비스경제 발전전략'이다. 정부가 규제를 풀고 지원을 늘려 25만개의 일자리를 추가로 만들고 부가가치 비중을 65%까지 높인다는 게 주요 뼈대다. 여기에 서비스업도 제조업처럼 비과세, 감면 등 세제지원 혜택을 주겠다고 한다.

정부 발표안을 놓고 보면 모두 옳은 얘기고 지금 꼭 필요한 전략이다. 하지만 좀 더 살펴보면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몇 년 전부터 일관되게 밀어붙이는 내용들이 아직 한발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서비스산업 발전대책은 이미 여러 번 있었다. '서비스산업 정책방향 및 대책' '고부가 사회 서비스일자리 창출방안'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 중심 투자활성화 대책' 등 이름만 다를 뿐이었다.

현 정부의 경제부총리를 맡았던 현오석, 최경환, 유일호 모두 일관되게 주장하고 힘을 준 전략이다. 보건·의료, 관광, 콘텐츠, 교육, 금융, 소프트웨어, 물류 등 7대 유망산업도 똑같다. 규제를 풀고 진입장벽을 낮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겠다는 것도 그대로다. 박근혜 정부가 초기부터 강조했던 내용이 임기 후반기에 접어든 지금도 아직 계획처럼 들리는 것은 왜일까? 몇 년 전부터 하겠다고 다짐한 숙제는 하지 않고 이름만 바꿔 다시 하겠다는 이유는 뭘까?

정부가 서비스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으려는 근본 이유는 일자리 창출이다. 그동안 우리 경제는 제조업과 수출에 의존해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국민이 먹고 살 수 있는 길은 오로지 수출뿐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세상은 변했다. 우리 경제의 중심축이었던 제조업과 수출은 더 이상 양질의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은 경쟁력을 급속히 잃고 있고 수출도 세계경기 침체로 맥을 못 추고 있다.

1990년 이후 20여 년간 제조업일자리는 90만개가 줄었지만 서비스업일자리는 800만개 넘게 늘었다는 통계는 우리에게 의미가 크다. 세계적 경제 흐름도 서비스업의 일자리가 증가하는 추세다. 문제는 정부가 '서비스경제 발전전략'을 제대로 밀어붙일 수 있느냐는 것인데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정부의 상황 인식과 접근 방식이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 정부 역대 경제부총리들이 한 목소리로 주장하는 서비스경제 발전방향이 매번 이해집단의 반발과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이번 발전전략은 이해집단 간의 민감한 사항은 대부분 입장을 보류했다. 5톤 이하 소형 영업용 화물차 규제는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하는 문제에서 이견이 팽팽하자 최종안에 포함하지 않았다. 의학전문대학원 정원 확대나 편의점 상비의약품 판매 확대 안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목을 매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6년째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이 법은 정부 여당이 다수를 차지했던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통과되지 못했다. 20대 국회는 그때와 달리 여소야대의 국회다. 정부는 국회를 설득하고 정치적 협의를 통해 법안 통과에 매진해야 하는 상태다. 입법지원 없이 정부 혼자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시행령을 고쳐서라도 산업현장의 풀뿌리 규제를 앞장서 풀고 산업 간, 기업 간 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정해 일이 되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대동소이한 서비스발전전략을 다시 꺼내든 이유가 법안 통과를 조속히 해달라는 국회압박용이 아니기를 바란다. 정부가 국회 탓만 하기에는 국민 실생활이 너무 힘든 상황이다. 정치적 아집에 매달리기보다는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세가 더 필요하다.

한국정책신문  kpinews@kp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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