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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짜 점심은 없다'

오는 9월 시행을 앞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의 입법예고 기간이 22일 만료됐다. 하지만 논의과정에서 당초 취지와 다르게 변질됐다는 비판과 내수경기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김영란법의 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영란법은 애초 공직자들을 규제대상으로 삼았지만 심의과정에서 사립학교 교사와 언론인 등 민간영역으로 확대되면서 혼란을 가져오기도 했다. 지난해 3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공직자의 청탁수수 및 사익추구 금지'를 규정한 김영란법은 초안으로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이 없더라도 부정한 청탁을 받은 공무원은 처벌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그러나 논의과정에서 원안에 없던 민간영역인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이 포함되면서 '과잉입법' 논란이 일었다. 시민단체와 변호사 등 사회적 영향력이 큰 전문직이 제외되며 형평성 논란이 더해졌다. 부정 청탁 기준의 모호성, 수사기관의 수사권 남용 가능성, 배우자 신고 의무 등도 도마에 올랐다. 당시 김용태 의원은 "처음에는 국회의원, 장·차관 등 고위공직자 5만명만 시작해 보고 넓히자"면서 "부정청탁 범위가 넓으니 금품수수만이라도 먼저 해보자"고 주장했다.

시행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마지막 변수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다. 대한변호사협회 등이 제기한 헌법소원은 언론인과 사립교원을 제재대상에 포함시키는 게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는지, 배우자 신고 의무 조항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등이 핵심 쟁점이다. 법 적용 대상을 민간영역까지 확장한 것은 위헌소지가 있다는 것이 변협의 지적이다.

법조계는 김영란법의 애매모호함을 지적하고 있다. 김영란법 위반자의 경우 형법으로 다스리는 만큼 명확성이 결여된 조항이 있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김영란법 제5조는 '누구든지 공직자 등에게 법령에 위반되는 부정청탁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6조는 '부정청탁을 받은 공직자 등은 청탁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지 못한다'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법적용의 기본이 되는 '부정청탁'이라는 개념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헌재는 또 금품의 범위를 법률에 대강이라도 한정하지 않고 시행령에 위임한 것이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배되는지도 판단해야 한다. 검찰의 권한이 지나치게 비대해지고 이로 인한 권한 남용, 자의적 수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헌재는 9월 28일 법 시행일 전에 위헌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릴 방침으로 알려졌다. 헌재가 대통령령 위임조항을 위헌으로 판단한다면 시행령안은 사실상 효력이 사라지게 된다.

헌재의 판결과 별개로 김영란법이 국회의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에서 재검토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오는 9월 시행을 앞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김영란법에 대해 이해단체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어 가볍게 넘길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의 그동안 발언을 비추어 봤을 때 개정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가 김영란법을 보완해야 한다는 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하기 때문에 위헌결정이 나거나 법 시행 이후 부작용이 노출되면 본격적으로 법 개정 작업에 나설 여지는 남아있다.

그러나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이다. 당초 이 법안의 취지는 부정청탁 금지, 금품수수 금지, 이해충돌 방지에 방점이 있다. 농수축산업계 등에서 3만원 점심과 5만원 선물금지에 대해 내수를 위축시키는 악법이라는 비판을 하지만, 청탁이나 대가성 없는 식사 한 끼로 3만원이면 못 먹을 메뉴가 없고 5만원짜리 선물이 정성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고위 공직자나 사회의 귀감이 돼야 할 지도층의 부정청탁과 금품수수를 금지하겠다는 본 취지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의 이득이나 집단의 영리를 위해 법의 개정을 바라보는 것은 안 될 일이다.

한국정책신문  kpinews@kp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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