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내가 대통령의 뜻이 어딘지 알잖아", "형이 먼저 (유력인사에게) 전화해. 안히면 사달 난다니까. 내가 별의별 것 다 갖고 있다니깐. 형에 대해서. 아이X"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20대 총선을 앞둔 지난 1월 현재 서청원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갑에 출마하려는 김성회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한 말이다.

윤 의원은 전화 내용에서 협박과 함께 지역구를 옮길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친박'이라는 것을 내세워 김 전 의원에게 경선과 함께 지역구 출마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약속까지 했다.

"경선하라 해도 우리가 다 만들지. 친박 브랜드로 '친박이다' '대통령 사람이다'…서청원·최경환·현기환 막 완전 (친박) 핵심들 아니냐"

여기에 최경환 의원도 대통령의 뜻이라는 것을 강조하면 김 전 의원에게 지역구 변경을 재차 요구했다.

"대통령 뜻이 맞다. (다른 지역구에) 보내라는 건 우리가 그렇게 도와주겠다는 것"이라며 "(서청원 의원)하고 붙겠다는 게 말이 되나. 감이 그렇게 떨어지면 어떻게 정치를 하나"

두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대한민국이 국민을 위한 나라가 아닌 대통령이란 한 사람의 뜻에 나라가 운명을 자우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화가 나는 것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회의원이 국민을 무시하고 자신의 권력과 지위를 지키기 위해 대통령과의 친분과 힘을 앞세웠다는 것이다.

한 언론사에서는 이를 빗대어 '호가호위'(狐假虎威)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했다.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威勢)를 빌려 호기(豪氣)를 부린다'는 뜻으로, 남의 세력(勢力) 즉 대통령을 내세워 위세(威勢)를 부리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두 의원에게 있어 호랑이는 대통령이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국민들을 위해 더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뜻을 담아 국민들이 선택한 사람들이다.

모든 국회의원들이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국민들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라면 '호가호위'에서 말하는 호랑이가 두 의원처럼 대통령이 아닌 국민들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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