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이 19일 춘추관에서 브리핑하던 도중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19대 국회에서 폐기된 노동개혁법안을 20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시켜줄 것을 호소하면서다.

김 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노동개혁법안은 여야의 이분법적 진영 논리에 갇혀 제자리걸음만 하다가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하고 19대 국회에서 폐기될 운명이어서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목이 메었고 결국 눈물을 보였다.

'김 수석의 눈물'은 청와대발 기사로는 정말 오랜만에 감동적이고, 희망을 갖게 하는 소식이다. 감동은 그가 흘린 눈물에 담긴 공직자로서의 진정성이 주는 것이다. 또 19대 국회에서의 결과에 포기하지 않고 20대 국회를 향해 호소하는 모습은 작금의 정치적 혼돈 속에도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또한 그의 이런 모습은 고 김재익 수석의 일화를 떠올리게도 한다. 1970년대 중반 경제기획원 부국장이었던 김재익은 미국 벨 연구소에서 근무하다 귀국한 경상현 박사를 만나 선진국들이 전화 교환기를 기계식에서 전자식으로 바꾸는 추세라는 얘기를 듣는다.

이후 그는 전전자교환기(TDX)개발을 국책사업으로 건의하지만 정부 안팎에서 많은 반대와 저항에 부닥친다. "그 돈이면 한강에 다리를 하나 더 놓는다"는 식의 반대는 물론이고 기존 기계식 교환기 업체들이 제기하는 비리 의혹에 시달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압력에 굴하지 않고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그 과정에서 어느 날인가는 관계부처 차관회의 때 참석자들이 회의장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문을 걸어잠그고는 "오늘 이 자리에서 결론을 내주지 않으면 당신들은 모두 매국노로 기록될 것"이라고 윽박지르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고 김 수석의 이런 소신과 배짱이 오늘날 IT강국 대한민국의 밑거름이 된 것이다. 김현숙 수석의 눈물도 한국 경제가 다시 한 번 도약하는데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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