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우리의 현 경제 구조가 대기업에 유리하게 돼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균형적으로 발전해오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99.9%, 고용은 86.2%나 차지하는 데도 경제 구조가 대기업 중심으로 돼 있다는 것은 경제회복이나 내수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5일 지난 4월 8일부터 15일까지 만 19세 이상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경제구조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고 결과를 발표했는데 핵심은 응답자의 무려 94.4%가 한국의 경제구조가 대기업에 편향돼 있다고 답한 것이었다. 매우 편향됐다는 응답이 44.4%, 다소 편향 됐다는 응답은 50.0%였다. 국민 거의 모두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설문은 또 한국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균형적으로 발전했는지를 물었는데 '아니다'라는 의견이 70.4%나 됐다. '그렇다'는 응답은 29.6%였다. 40%포인트 이상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가 유지돼 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역대 정권이 중소기업을 강조했지만 실제는 달랐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응답자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균형적으로 성장하지 않은 이유로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42.4%)를 가장 먼저 꼽았다. 두 번째 이유는 정부의 대기업 중심 성장정책(39.6%)을 들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30대가 정부 정책을, 40대∼50대는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균형 성장을 위해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2가지 과제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을 쓰다 보니 임금과 기술 등에 대기업-중소기업 격차 심화된다는 응답이 57.6%로 나타났다. 또 금융과 인력 자원의 대기업 편중이 심화된다는 의견도 40.1%였다. 이런 문제는 굳이 설문조사를 하지 않더라도 기업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들이다. 기업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느낄 것이다.

응답자들은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정착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해소, 일자리 창출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정부가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확장 해소(52.4%), 일방적 납품단가 인하 처벌 강화 (48.7%) 등을 주문했다.

위 설문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했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입장이 강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는 해소돼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균형 있게 발전하지 않는다면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회복이나 내수시장 활성화, 창조경제도 탄력을 받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설문에서 나타났듯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서는 대기업의 불공정행위가 적극 해소돼야 한다.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 일방적 납품단가 인하 등이 시정돼야 한다. 정부의 대기업 중심 경제정책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우리 경제의 특성상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꾸기는 힘들다고 하더라도 현재 보다 더 많은 배려가 있어야 한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데 중소기업에서 답을 찾는 것도 좋을 것이다. 대기업의 경우 근무여건이 좋고 보수가 높지만 일자리가 극히 제한적이다. 이에 비해 중소기업은 근무여건과 보수가 열악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일자리는 얼마든지 있다. 중소기업의 중요성은 더 강조돼야 할 이유다.

정부는 이번 조사 내용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기업은 내버려둬도 잘 돌아가기 때문에 행정력을 중소기업 지원에 투입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탄탄해야 대기업도 탄탄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민들 대부분이 경제구조가 대기업 중심으로 돼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정부와 대기업이 나서서 바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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