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전통 텃밭'의 주인이 바뀌는 이변이 일어났다. 이는 정부·여당의 경제실패와 야권 분열 등에 따른 민심의 변화로 보여진다. 

20대 총선 결과 야당은 새누리당의 심장부로 불리던 대구를 집어 삼켰다. 당초 여당이 노렸던 부산·경남에도 야풍이 불었다. 그간 여권이 차지해왔던 서울의 강남3구 중 일부 지역구에서도 더민주가 우세한 성적을 거뒀다. 야당 불모지로 불렸던 호남땅에는 새누리당이 진입하기 시작했다. 

◆'여당 심장' 대구에 '더민주 깃발' 

더민주가 여당의 초강세 지역인 대구에 간판을 달았다. 대구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여권 출신 전직 대통령들을 배출한 바 있다. 

김부겸 더민주 당선자는 '대구의 강남' 수성갑에서 62.3%로 여당 대선주자군인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를 이겼다. 김 당선자는 선거 기간동안 다수 여론조사에서도 높은 지지율을 획득했다.

김 당선자의 오랜 도전이 대구의 민심을 변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김 당선자는 지난 19대 총선과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낙선해 아쉬움을 자아냈었다. 

대구 북구을에서는 더민주를 탈당한 홍의락 무소속 당선자가 양명모 새누리당 후보를 꺾었다.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그는 19대에서 대구·경북의 유일한 야당 의원이었다. 

◆ 더민주, PK(부산 경남)에서 교두보 마련

부산·경남(PK)도 더민주 당선자들이 선점했다.

전재수 더민주 당선자는 부산 북·강서갑에서 박민식 새누리당 후보를 무찔렀고, 최인호 더민주 당선자는 사하갑에서 김척수 새누리당 후보를 꺾었다. 

아울러 김영춘 당선자는 진구갑, 박재호 당선자는 남을, 김해영 당선자는 연제에서 승리를 거머쥐고 새누리당을 위협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던 김경수 더민주 당선자(김해을)가 씨름선수 출신 이만기 새누리당 후보보다 30%가량 높은 득표율로 이겼다. 앞서 김해을은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불출마하면서 무주공산이 됐었다.

민홍철 더민주 후보(김해갑)도 홍태용 새누리당 후보를 상대로 승리했다.

경남 창원성산에서는 더민주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한 노회찬 정의당 당선자가 강기윤 새누리당 후보를 앞질러 영남권의 진보벨트 복원에 나서게 됐다. 

경남 양산을에서는 서형수 더민주 당선자가 이장권 새누리당 후보와의 양강구도 속에서 이 후보와의 접전 끝에 당선됐다.

◆ 서울 강남3구·강원, 새누리당→더민주 변심

여당세가 강했던 서울의 강남3구(서초·강남·송파) 중 일부 지역구의 민심은 더민주를 선택했다.

18대 민주당 비례대표를 지낸 전현희 더민주 당선자는 야당 험지인 강남을에서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를 꺾었다.  

송파을에서는 더민주 최명길 당선자, 송파병에서는 더민주 남인순 당선자가 20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강원 원주을에서는 송기헌 더민주 당선자가 이강후 새누리당 후보를 꺾으며 여권 강세 지역구인 강원에 균열을 일으켰다.    

◆이정현·정운천, '야당 땅' 호남 개척

이정현 새누리당 당선자는 전남 순천에서 45% 이상의 득표율을 얻으며 노관규 더민주 후보와 구희승 국민의당 후보를 따돌리고 '호남 3선'을 이뤄냈다.

이 당선자는 18대 비례대표를 지내고 2014년  7·30 재보궐 당시 순천·곡성 당선에 이어 다시 한 번 호남에 새누리당의 깃발을 꽂았다. 

정운천 새누리당 당선자도 최형재 더민주, 장세환 국민의당 후보와의 경쟁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는 19대 총선에서 이상직 더민주 후보에게 패했지만 35.8%라는 의미있는 득표율을 기록했었다. 이번에는 야권표 분산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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