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비만과 고혈압 당뇨병의 주범으로 꼽히는 당류 섭취를 줄기기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선 것이다. 이는 국민의 식생활을 개선해 만성질환을 줄이기 위해서다. 어른과 아이 대부분 단맛이 입에 배어 당류 섭취를 줄이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힘이 들더라도 건강을 위해 반드시 줄여야 할 게 당류섭취다. 전 국민의 협력이 있어야 성공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7일 2020년까지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하루 열량의 10% 이내로 관리하는 내용을 담은 1차 당류저감 종합계획(2016~2020)을 발표했다. 당류 섭취량을 10%로 제한하면 하루에 2000kcal를 섭취하는 성인의 당류 섭취 기준량은 200kcal이다. 200kcal는 당으로 환산하면 50g이다. 무게 3g인 각설탕 16.77개를 매일 먹는 것과 같다. 설탕을 얼마나 많이 먹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2013년을 기준으로 한국인의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은 하루 44.7g이었다. 한국인이 섭취하는 총열량의 8.9% 수준이다. 이 숫치는 2010년 7.6%에서 2011년 7.7%, 2012년 8.1%, 2013년 8.9% 등으로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아직 기준치 10%를 넘지는 않았지만 미리 대비한다는 게 설탕과의 전쟁의 깊은 뜻이라고 보면 된다.

식약처가 하루 당류 섭취량 상한선을 10%로 잡은 것은 만성질환과의 상관성 때문이다. 가공식품으로부터의 당류 섭취량이 하루 열량의 10%를 초과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비만 위험이 39%가 높다고 한다. 고혈압은 무려 66%가 높다. 당뇨병도 41%나 높다. 설탕이 고혈압 비만 당뇨의 주범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식약처는 우선 음료, 과자 등 100개 식품에 대해 당류의 '1일 영양성분 기준치 대비 영양성분 함유량'을 퍼센티지(%)로 표기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이 당류 섭취량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내년에는 시리얼과 코코아가공품, 2019년까지 드레싱과 소스류, 2022년까지 과일·채소 가공품류에 대해 영양표시가 의무화한다는 게 식약처의 구상이다.

특히 식약처는 탄산음료, 캔디류 등 어린이 기호식품 중 당류의 함량이 높은 식품에 대해 단계적으로 고열량·저영양 식품임을 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커피전문점의 디저트, 슬러시, 빙수 등 조리식품은 업체가 자율적으로 당류를 표시하도록 유도키로 했다. 그러면서 저칼로리 감미료인 알룰로스(Allulose) 같은 당류 대체재를 개발 보급한다는 전략이다.

당류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국민적 협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우선 각 가정에서부터 당류 섭취를 줄이는 노력이 절실하다. 음식에 설탕을 덜 넣고 아이들의 탄산음료 섭취를 줄이도록 권면할 책임이 부모에게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단맛에 길들여진 입맛을 갑자기 바꾸기는 어렵지만 노력을 해야 한다.

식당도 단맛을 줄이도록 애를 써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점심과 저녁을 밖에서 먹기 때문에 식당에서 단맛을 줄이지 않는다면 정부의 노력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단맛이나 짠맛이 있어야 손님들이 좋아한다는 점이다. 단맛이 입에는 좋지만 몸에는 나쁘다는 것을 명심하고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

당류 섭취를 줄이는 것은 당뇨 고혈압 비만과 싸워 이기는 길이다. 이들 3가지 질환은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면서 성인병이다. 당류 섭취를 줄여 이들 병의 발생을 낮춘다면 돈 들이지 않고 병을 치료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당류를 덜 섭취하는 게 나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키워드

#N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