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성장의 둔화세가 계속되면서 국내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시총) 100대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2%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대규모 적자를 내던 기업들이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영업이익은 18%나 증가했다.
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시총 100대 기업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조사한 결과, 매출은 1523조5192억원으로 전년 대비 2.1%(30조8102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3조3843억원에서 110조5089억원으로 18.3%(17조1246억원) 증가했다.
100대 기업은 2월 말 시총을 기준으로, 지난해 잠정 실적을 공시하지 않은 쿠쿠전자는 제외됐다.
100대 기업 중 매출이 늘어난 곳은 72개사다.
지난해 인수합병으로 외형이 커진 SK, 삼성물산, 하나금융지주, 한화 등을 제외한 95개사의 매출은 1395조2040억원으로, 시총 1위 삼성전자를 비롯한 포스코, LG화학, 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 등 27개 굵직굵직한 기업들의 매출이 감소해 작년 대비 1.7% 감소했다.
인수합병 이슈가 있었던 기업을 빼고 매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카카오로 2014년 4989억원에서 작년 9322억원으로 86.9% 늘었다. 매출이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작년 17조890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S-Oil로 무려 37.4%나 줄었다.
매출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증가세를 보인 기업은 흑자로 전환한 6개 기업을 포함해 총 64곳으로 감소한 곳보다 많았다.
SK이노베이션, GS, KT, S-Oil, 대림산업, CJ E&M 등 6개 기업이 흑자전환했고 현대중공업이 적자폭을 많이 축소해 영업이익 개선을 주도했다. 한국전력도 작년 전기료 인상으로 영업이익을 6조원에서 11조원으로 배 가까이 늘려 큰 영향을 미쳤다.
반면 적자로 전환한 곳은 삼성중공업(-1조6849억원), 삼성SDI(-1306억원), OCI(-1924억원) 등 3곳, 이익이 감소한 곳도 31개사나 됐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 GS, S-Oil, 대림산업, 현대중공업 등 대규모 적자를 냈던 기업들이 극한의 구조조정을 통해 흑자로 전환하거나 적자폭을 축소하면서 영업이익 개선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이어 매출의 소폭 증가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외형경쟁을 자제하고 수익 중심의 영업활동과 함께 비용절감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