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람들과는 되도록 만나지 말라."

최근 현대자동차그룹 내부에 '삼성전자 접촉 금지령'이 내려졌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소문의 발단은 이미 연말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사업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먹거리로 전장사업을 선택한 삼성전자는 지난달 삼성자동차 출신의 박종환 부사장을 정점으로 해서 20여명 규모의 전장사업팀을 꾸렸다. 현재 인력을 보강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장사업팀이 생산할 제품 중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 차량용 반도체이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센서 등 각종 전자장비 모듈의 필수부품이기 때문이다.

팀을 꾸린 삼성전자의 입장에선 '선택'을 했으니 남은 것은 '집중' 뿐이다.

하지만 관련 업무에 능통한 사람을 구하기 쉽지 않은 모양이다. 이 분야의 시장 상황이 너무 뻔한데다, 삼성과 현대라는 모양새로 봐서 마땅한 돌파구가 없어서다. 

특히 현대차그룹에서 차량용 반도체 개발을 맡은 인력 가운데 상당수가 삼성 출신이라는 점도 '접촉 금지령'의 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과거에도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인력을 놓고 스카우트 전쟁을 벌인 경험이 있다.

삼성이 1994년 자동차 생산에 뛰어들었을 때 현대차 인력 100여명이 옮겨갔다.

또 현대차가 2012년 차량용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인 현대오트론을 세울 때는 더 치열했다. 오죽했으면 삼성전자가 현대차에 견제성 공문을 보냈겠는가.

자율주행 차량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이자 대세다. 기업들의 입장에선 당연히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전장사업에서 삼성과 현대차가 슬기롭게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바란다.

과거 삼성과 LG가 TV와 휴대폰 부문에서 치열한 인력 쟁탈전을 벌였지만 결국 중국에게 기술만 유출시킨 사례가 떠오르는 것이 지나친 기우가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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