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명 자동차 타이어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프랑스의 '미슐랭', 영어로는 '미쉐린'은 자신의 전공 분야가 아닌 곳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다름아닌 레스토랑 업계다. '타이어'와 '레스토랑'이라는 이질적인 분야가 선뜻 매칭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생각의 지평을 넓히면 쉽게 알 수 있다.

앙드레 미슐랭이라는 사람이 1900년 프랑스 지도국에 근무하면서 운전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안내서를 만들어 무료로 나누어 주었다. 자동차 정비요령이나 주유소 위치, 여행 중 들를 만한 식당 등을 담았다.

요즘처럼 흔한 내비게이션이나 스마트폰이 없던 당시 이 책자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미슐랭 가이드'가 탄생했다.

소비자에게 작은 도움을 주고자 한 것이 새로운 분야를 개척, 독보적인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최근 프랑스의 대표적인 요리 도시인 리옹에 있는 레스토랑이 올해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별 1개를 받았다고 한다. '요리가 훌륭한 집'이라는 의미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레스토랑의 요리사이자 주인이 토종 한국인이라는 사실이다.

90㎡ 크기에 좌석 수도 26개밖에 안 되는 작은 식당은 운여하는 그는 한국 수제비에서 모티브를 따 온 푸아그라 요리로 레스토랑의 저승사자와도 같은 미슐랭 심사단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인 요리사로 프랑스 현지에서 미슐랭 별 한 개를 받은 것은 기적이다. 한눈 팔지 않고 오로지 요리에만 몰두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한국에 있는 유명 레스토랑들도 미슐랭 심사단의 암행에 대비했다고 한다. 이름을 대면 대부분 알 정도의 스타 셰프들이 운영하는 곳들이다.

이들은 수천만원을 들여 식기를 교체하고, 주방과 서비스 인력을 보강했다. 또 와인 소뮬리에도 채용하고, 채식주의자 메뉴와 알러지 표시 등이 담긴 메뉴판도 만들었다.

한 스타 셰프는 "미슐랭 스타를 받으려면 꽃 장식과 서빙 속도, 코트와 우산 태그 서비스 등 디테일한 곳까지 바꿔야 할 정도로 엄청난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프랑스 현지에서 조그만 식당을 운하는 한국인은 미슐랭 가이드에서 올해 별 하나를 받았다는 통보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수천만원을 들여 아주 세심하게 준비한 국내의 스타 셰프들은 미슐랭 가이드의 전화를 받았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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