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롯데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 했는데 압수된 서류 만 1t짜리 트럭 7~8대 분량이나 된다. 압수수색도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계열사 6곳, 신격호 신동빈 회장의 집무실과 집 등 17곳에 달한다. 이번 수사는 오너 일가를 정조준 하는 모습이다.

검찰의 수사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와 첨단범죄수사1부가 참여하고 압수수색에는 검사와 수사관 240명이 동원됐다. 서울중앙지검 인력의 4분의 1이 투입됐다. 최대 규모의 수사로 롯데 오너 일가의 속살까지 모조리 드려다 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의 재무담당 등 주요 임원들은 출국금지됐다. 검찰이 수사 인력을 대거 투입한 것은 뭔가 큰 건수를 잡은 것으로 봐야 한다. 실제로 검찰 주변에서는 수백억 원의 비자금과 3000여억 원의 배임 횡령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이라면 롯데는 큰 곤욕을 치를 것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부터 장남 신동주와 차남 신동빈의 경영권 싸움으로 무척 시끄러웠다. 아버지 신격호 회장의 정신감정까지 의뢰할 정도로 싸움은 추악하고 지저분했다. 형제가 자신들의 싸움에 유리하도록 정신이 가물가물한 아버지까지 끌어들인 것이다.

그동안 롯데에 대해서는 국부유출 기업, 집안싸움 기업, 돈 되는 기업만 인수하는 기업, 지배구조를 알 수 없는 기업 등의 나쁜 이미지가 많이 퍼져있는 게 사실이다. 이명박 정권 때는 잠실에 제2 롯데월드를 짓기 위해 성남 공항의 활주로 각도를 변경해 특혜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배구조 문제로 비판을 받아온 롯데그룹은 호텔롯데를 상장해 국민기업으로 태어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상장은 쉽지 않게 됐다. 잠실 롯데월드 면세점 사업도 어렵게 다시 찾아왔지만 검찰 수사로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홈쇼핑 관련 뇌물수수와 롯데마트의 가습기 살균제 사망도 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롯데는 검찰의 압수 수색 과정에서 증거를 인멸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도됐다. 롯데는 이런 짓을 해서는 안 된다. 수사에 적극 협조해서 잘못한 게 있다면 떳떳하게 처벌을 받아야 한다. 이번 수사를 계기로 새로운 롯데, 좋은 이미지의 롯데로 태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롯데는 국민들로부터 배척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검찰은 철저한 수사로 롯데의 부정이나 비리를 낱낱이 밝혀내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항간에 홍문표 번호사 등의 문제로 난처해진 검찰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린다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이런 것에는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또 전 정권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소리도 하는데 이런 말에 개의치 말아야 한다. 오직 법에 따라 수사하고 처벌하면 된다.

재계 5위의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 수사는 다른 기업에게도 경종을 울릴 것이다. 어느 기업이든 비자금과 횡령 배임 등의 문제를 일으키거나 가족 간 재산싸움을 벌일 경우 법의 잣대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똑바로 봐야 한다. 롯데는 검찰 수사를 성실하게 받고 새로운 기업으로 태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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