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품 지급과 관련된 규제를 없애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에 경품경쟁이 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통업계는 억대의 고가 경품이 자주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런 경품행사가 실제로 소비촉진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자칫 소비촉진보다 경품의 액수만 높인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품 가액과 총액한도를 규제한 '경품류 제공에 관한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 및 기준 지정고시' 폐지안을 지난달 30일 행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추첨 등을 통해 제공하는 '소비자 현상경품' 의 한도가 없어졌다. 고가의 경품을 마음대로 제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백화점은 일단 환영하는 분이기다. 소비자에게 제안할 수 있는 경품의 수와 종류가 늘어나기 때문에 다양한 경품을 통해 소비자의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도 구매를 한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이 주어지면 경품을 받을 확률이 높아져 구매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2014년 여름 세일에서 1등에게 10억원 상품권을 제공했고, 같은 해 가을 세일에는 1등에게 5억원에 달하는 10㎏ 상당의 황금판을 경품으로 제공한 일이 있는데 앞으로는 더 큰 경품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백화점들도 액수의 차이는 있지만 경품행사를 강화할 전망이다.

대형마트도 크고 작은 경품행사가 현재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매장에 들어온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경품행사보다 물건을 실제로 구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고액의 경품행사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형마트는 그러나 백화점보다는 경품 액수가 적을 것이다.

공정위가 경품한도를 없앤 것은 소비촉진에 초점을 맞춘 것인데 실제로 소비가 정부나 유통업계의 생각대로 늘어날지는 아직 미지수다. 백화점의 경우 고가의 물건이 많아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제한적이라는 문제가 있다. 비싼 물건이 주류를 이루다보니 아무나 백화점 물건을 사고 싶다고 살 수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는 많은 사람들이 생필품을 사기 위해 일상적으로 들르고 경품행사도 자주 있지만 백화점처럼 고가의 경품을 내걸지는 않을 것이다. 일부 대형마트의 경우 고객 정보 유출, 추첨 조작 등으로 신뢰가 떨어진 일이 있어 고객들이 떼로 경품행사에 참여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경품 한도 폐지로 일단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나 현재보다 값이 나가는 경품이 등장한다고 봐야 한다. 이럴 경우 경품경쟁을 재연한다는 우려도 나올 것이다. 10억의 상품권이 등장한 일이 있어 앞으로 더 큰 액수가 나올 수 있어서 하는 소리다. 억대의 경품은 흔할 것이다. 이런 고가의 경품이 소비촉진에 꼭 도움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

공정위의 조치가 현장에서 긍정적 효과를 보이기 위해서는 경품의 가격을 지나치게 높여서는 안 된다. 업계 스스로 가격을 조절해야 한다. 고객 정보를 팔아먹는 불법행위가 없도록 해야 한다. 특히 경품 응모권을 잘 관리해야 하고, 추첨도 공정하게 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소비자의 관심을 크게 끄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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