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의원이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가 됐다, 충남 공주 부여 청양이 지역구인 정 원내대표는 "첫째도 단결, 둘째도 결속, 셋째도 화합"이라는 말도 당의 단합과 통합을 강조했다. 지난 4.13총선 과정에서 친박과 비박으로 갈리어 당내 갈등을 겪던 부끄러운 모습을 의식한 말이다. 정 원내대표가 당내 갈등을 어떻게 수습하고, 2당으로 추락한 당의 위상을 어떻게 끌어올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에서 차기 대선까지는 18개월이 남아있다며 "저는 새누리당의 마무리투수 겸 선발투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다함께 고단한 여정을 함께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대동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치와 혁신을 통해 우리의 새로운 활로를 열겠다"고 밝힌 그는 "의원 한 분 한 분이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라고 당의 결속을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무척 어려운 시기에 당을 이끌게 됐다. 우선 당내에 만연돼 4.13 총선까지 망친 친박과 비박의 파벌을 청산해야 한다. 친박과 비박은 새누리당의 가장 큰 골칫거리다. 당내 파벌을 없애지 않으면 새누리당은 정 원내대표가 아니라 누가 와도 희망을 주지 못할 것이다. 대신 정 원내대표가 친박과 비박의 파벌을 없앤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아주 큰일을 했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다음은 거대 야당과의 원만한 관계다. 새누리당은 여당이지만 제2당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 점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법을 만들든 뭐를 하든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따라서 야당과의 관계를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가 정 원내대표의 앞길은 물론 새누리당의 앞날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에게 끌려다니지 않는 강단도 있어야 한다.

세 번째는 아주 민감한 문제인데 당청관계를 잘 정립해야 한다는 점이다. 당과 청이 소통을 강화하고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 청와대가 당에 간섭하거나 당이 청와대를 들이 받는 식의 불협화음은 없어야 한다. 이 점을 의식한 듯 정 원내대표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청와대의 일방적 지시는 먹힐 수 없을 것이다. 당청 관계도 과거에 문제가 있었다면 변화돼야 할 것이다"라고 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하는지 두고 볼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하는 노동, 공공 등 4대 개혁, 경제활성화 법안과 민생법안의 처리, 최근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조선 해운의 구조조정, 일자리 창출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이런 것들은 아주 시급한 문제로 여야가 정치싸움이 아닌 경제적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 특히 북한의 계속되는 핵위협에 대해서도 여당의 원내대표라면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야 한다.

정 원대대표는 아직 이렇다 할 대선주자가 없는 충청권 출신이다. 그가 여당 원내대표의 역할을 소통과 협력을 통해 원활히 수행한다면 대선주자에 이름을 올리는 데도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뒤로 미루고 갈팡질팡하는 여당을 새롭고 강하게 만드는데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원내대표의 정치역량에 따라 새누리당이 4.13 패배의 충격을 딛고 일어나 새롭게 도약할 수도 있고,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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