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기국회 후반에는 유난히 많은 법안들이 발의됐다. 지난 9월부터 이번 달 20일까지 발의된 의원발의 수만 해도 총 1023건에 달한다. 반면 통과 건수는 22개에 그친다. 통과된 법안이 손에 꼽힐 정도라니 상당히 맥이 빠지는 일이다.

국민들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매번 따라다니는 ‘실적 올리기용’, ‘선심성 법안’, ‘지역구 민심 관리법’, ‘포퓰리즘 입법’ 등의 꼬리표가 무색할 따름이다. 만약 누군가가 좋은 여론을 기대한다고 말하기라도 한다면 양심은 있냐고 묻고 싶다. 

많은 법안을 만들어 낸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민의 관심은 ‘국회의원들이 몇 개의 법을 만들어 냈느냐’보다 ‘나에게 좋거나 나쁜 영향을 끼치는 어떤 법안이 통과됐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국민을 위한 법안을 만들었다면 국민을 위해 통과할 때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한 협회 관계자를 취재하던 중 “19대 국회가 얼마 안 남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는 통과 될까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협회 관계자도 현실적으로 통과가 어렵다는 것을 아는 눈치다. 취재원에게 선뜻 뭐라고 할 말이 없어 잠시 머뭇거리다가 “통과 시키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들었다”고만 대답했다. 

아직 섣불리 말하기에는 이르지만 20대 국회 때는 “당연하다”고 답하는 일이 많아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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