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인수 불발·조선업계 불황 등 악재 꿋꿋이 버텨
지주사 대표 정기선 사장 체제로 미래사업 '총력'

정기선 HD현대 사장. [사진=현대중공업]
정기선 HD현대 사장. [사진=현대중공업]

대내외 악재 속에도 지난 10년간 재계 ‘톱10’ 자리를 유지한 현대중공업그룹이 정기선 사장 주도로 신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전통사업인 조선업에서 벗어나 수소, 인공지능(AI), 로봇 등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대기업집단 공정자산총액에서 ‘톱10’을 유지해온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3월 HD현대(舊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로 선임된 정기선 사장 체제로 미래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2002년 현대그룹에서 나오며 올해로 계열 분리 20주년을 맞이한 현대중공업그룹은 그간 숱한 위기와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2019년 12월부터 2년여 간 시도해온 대우조선해양과의 인수합병(M&A)이 유럽연합(UN)의 제동으로 불발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조선업계가 장기 불황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해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연간 영업손실은 각각 1조3848억원, 8003억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현대중공업그룹은 재계 ‘톱10’에서 밀려나지 않으며 선방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대기업집단 공정자산총액에서 10위 내에 안착했다. 이 기간 7~10위에 머물렀는데, 2020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9위를 유지하고 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의 개혁이 이 같은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4년 9월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한 권오갑 회장은 당시 3조원이 넘는 연간 누적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의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고강도 개혁을 단행했다. 기술 및 영업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인선도 재정비했다.

아울러 주식, 부동산 등 비핵심 자산을 연이어 매각해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시키는 한편, 핵심 사업 위주로 사업을 재편했다.

이러한 권 회장의 개혁으로 현대중공업은 대내외 위기 속에서도 2년만인 2016년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그룹 'CES 2022' 전시관 조감도. [사진=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그룹 'CES 2022' 전시관 조감도.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수년간 이어온 폭풍을 버텨낸 현대중공업그룹은 정기선 HD현대 사장 체제에서 더 큰 도약을 꿈꾼다.

2018년 현대중공업지주를 출범시키며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3월 지주사 이름을 ‘HD현대’로 변경했다. 투자형 지주회사의 역할을 강화해 미래 사업 분야에서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의지다.

앞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미래선박 ▲수소연료전지 ▲디지털 ▲헬스케어 등 4대 미래사업 분야와 청정수소, 화이트바이오 등 자회사의 신사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변화의 일환으로 정기선 사장은 올 초 ‘CES 2022’에서 미래 조선·해양과 에너지, 기계 등 3대 핵심 사업을 이끌어 나갈 혁신기술로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기술 ▲액화수소 운반 및 추진시스템 기술 ▲지능형 로보틱스 및 솔루션 기술 등을 소개했다.

회사 측은 4대 미래사업 분야에 대해 추후 시장과 소통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주사에서 신사업 분야로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아직은 전체적인 틀을 잡는 과정이다. 구체화되면 시장과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경제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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