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금감원장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 확보"…1분기 늘린데 이어 2분기도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7개 국내은행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7개 국내은행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기준금리의 가파른 상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소상공인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 등에 따른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해 초부터 시중은행에 부실을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압박하고 있으며 최근에도 더 쌓을 것을 주문했다.

8일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오는 6월까지로 연장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들은 정부의 조치에 따라 2020년 2조4665억원, 2021년 1조725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 가계나 기업에 대출을 해줬을 때 입을 수 있는 손실을 평가한 금액이다. 즉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할 것을 대비해 쌓아 놓은 돈을 의미한다. 

은행법 제27조 1항은 차주의 채무상환능력과 금융거래내용 등을 감안해 보유자산 등의 건전성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5단계로 분류하고 적정한 수준의 대손충당금 등을 적립·유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부분 은행은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고정이하여신) 단계에 머문 대출이 3개월 이상 연체되면 부실로 판단해 대손충당금을 쌓고 향후 부실에서 벗어나면 해당 금액을 환입한다.

금감원은 올해 초 다시 대손충당금을 더 적립할 것을 압박했고 은행들은 적립금액을 늘렸다.

1분기 5대 은행 대손충당금은 4055억원이다. 신한은행이 928억원, 하나은행 728억원, 우리은행 729억원, 농협은행 1475억원 등 대손충당금을 늘렸다. 국민은행도 195억원을 적립했다.

은행들이 1분기에 대손충당금을 늘렸지만 금감원은 최근 다시 은행에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으라고 요구했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지난 3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17개 국내은행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대내외 충격에서 은행이 자금 중개 기능을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평상시 기준에 안주하지 말고 잠재 신용위험을 보수적으로 평가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은행들은 1분기 대손충당금을 늘린데 이어 다시 적립액을 늘여야 할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초 금감원에서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할 것을 주문해 1분기에 대손충당금을 늘렸다"며 "정부가 대외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손충당금 적립을 압박하고 있어 얼마나 더 적립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굿모닝경제 이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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