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주 생활경제부 기자

치킨 가격이 배달료를 포함하면 3만원에 육박하는 시대가 왔다.

지난해 말 교촌과 bhc가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지난 22일에는 제너시스BBQ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치킨업계는 국제 곡물, 제지 등 원·부재료와 국내외 물류비, 인건비 급등의 이유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원·부재료의 가격, 물류비는 크게 올랐다. 

원재료값이 인상됨에 따라 치킨은 물론 다른 식품값도 줄줄이 인상됐다.

치킨업계의 가격인상에 대해 어쩔수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냥 곱지만은 않다.

치킨업계는 코로나19에 혜택을 입은 업종이다.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집콕족'이 급격하게 늘면서 전례 없는 호황을 맞았다. 지난해 개별 매출은 교촌 4935억원, bhc 4771억원, BBQ 3624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각각 5.7%, 16.7%, 32.2%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번 가격인상과 관련 높은 영업이익률에도 본사의 책임을 회피하고 가맹점의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치킨업계들이 봉사활동, 기부 행사를 벌여도 부정적인 댓글의 공감 수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윤홍근 제너시스 BBQ 회장의 '치킨값은 3만원 정도 돼야 한다"는 발언을 해 논안을 자초했다. 심지어 BBQ는 가격 인상 발표 하루 전날 올라온 한 매체의 '최민정·황대헌 치킨 연금 받는다' 기사에는 "돈 없다고 치킨 값 3만원 이상 필요하다 하더니 별 개쇼를" 이란 댓글이 달려 가장 많은 공감을 받았다.

소비자들은 치킨업계의 가격인상에 대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치킨은 우리 먹을거리에서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로 친근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가맹사업 현황'에는 2020년 기준 치킨 가맹점 수가 2만5867개로 집계됐다. 피자 가맹점 수는 7023개로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우스갯소리로 "퇴직하면 치킨집이나 차려야지" 하던 저렴하지만 든든하게 배를 채워주던 서민 음식이었다.

이젠 정말 다른 의미로 '치느님'이 됐다. 퇴근길 아버지 손의 들려있던 치킨에 환호하고, 돈 없는 학생들이 맥주 한잔 마시려 주문했던 치킨은 이제 없다. 올해 최저 임금으로 3시간은 일해야 치킨 한 마리를 먹을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치킨 업계는 올해 가맹점과의 상생을 통한 동반 성장을 꿈꾼다고 밝혔다. 하지만 치킨 값이 2만원에서 3만원으로 향해가는 걸 지켜보면서, 치킨업계가 소비자들의 따가운 시선을 인지하고 기업-가맹점-소비자 상생을 위해 힘써줄 것을 기대해본다.

굿모닝경제 이승주 기자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