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산업군서 활약...메타버스 활용 범위 확대 중

코로나19가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상의 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기업에게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의 일체화와 실행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국내 산업계의 현황과 미래를 조망해본다. <편집자 주>

[싣는 순서]

1. CSR에서 ESG까지 국내 기업의 대응전략
2.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기업의 노력
   ① 친환경 에너지로의 대전환
   ② 탄소저감 앞장서는 반도체업계 
   ③ K조선, 친환경 기술로 '쾌속질주'
   ④ 자동차, 전동화는 선택 아닌 필수
3. 주요 마케팅 대상의 변화
   ① '현재이자 미래' MZ세대를 잡아라
   ② 틱톡 성공으로 풀어본 MZ세대 마케팅
4. 새로운 접근, AI 그리고 메타버스 
   ① 디지털전환의 핵심 AI

   ② 진화하는 가상세계, 메타버스는 현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굿모닝경제=이세영, 최빛나, 오세은, 전현지 기자] 대한민국에 인공지능(AI)의 가능성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계기는 2016년 프로 기사 이세돌과 AI '알파고'가 펼친 대국이었다. 당시까지 바둑은 인간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대국의 과정과 결과는 경악스러웠다. 

구글이 개발한 알파고는 세계 1인자였던 이세돌을 완벽에 가까운 수순으로 몰아붙이면서 승리를 따냈다. 당시 학자들로부터 4차산업혁명의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던 AI는 마침내 불가능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바둑까지 점령하면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만천하에 뽐냈다.  

그로부터 5년이 흘렀다. 이제 AI는 더 이상 빅테크 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ICT기업은 물론 화학이나 정유, 조선, 전자 등 전통적 제조업체들도 AI 활용에 적극적이다.

실제로 국내 화학업계에서는 AI 기술을 이용해 양질의 플라스틱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정유업계에선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플랜트’를 도입했으며, 방산업계는 군용 차량에 AI 기술을 탑재해 디지털화를 꾀했다.

국내 AI정책 흐름. [인포그래픽=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국내 AI정책 흐름. [인포그래픽=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 화학·정유·방산 등 활용은 '업종불문' 활약은 '종횡무진'

경영컨설팅 기업 액센츄어는 AI가 2035년까지 14조 달러의 부가가치를 생산해 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러한 수치는 AI의 범용성과 역할이 점점 더 커질 것임을 나타낸다. 

국내 기업들은 사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추진 중인 디지털전환의 중심에 AI를 놓고 사업영역 확대 등 지속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4월부터 대외 변수에 취약해 위기가 반복되는 석유정제업의 한계를 디지털 전환으로 극복하고자 사업 구조를 디지털 중심으로 전환했다.

회사는 핵심 생산거점인 울산CLX에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플랜트’를 전 공정에 도입했다. 공장 폐수를 재처리하는 과정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2027년부터 오염물질 배출 감축이 의무화하는 항공유 시장에 대비하는 ‘바이오 항공 플랫폼’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SK지오센트릭은 한국화학연구원과 지난 7월 디지털 플랫폼 공동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AI 기술과 디지털 전환 기술을 중소업체들에 적용해 분리수거의 현대화는 물론, 양질의 플라스틱을 확보하는 데 역량을 쏟을 방침이다. AI 기술을 활용해 재활용 폐기물을 회수하는 로봇 ‘네프론’을 개발한 스타트업인 ‘수퍼빈’에 지분 5%를 투자했다.

회사 관계자는 “폐플라스틱 모으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며 “AI, 디지털 전환 등을 통해 폐플라스틱 수거·선별 과정을 현대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테크윈의 AI NVR. [사진=한화테크윈]

한화테크윈은 올해 상반기 얼굴인식 기능을 지원하는 ‘AI 영상저장장치(NVR)’와 AI 영상 분석을 활용한 ‘코로나19 방역 솔루션’ 등을 선보였다.

대다수 AI 보안 솔루션들이 옷·안경·가방 등 사람이 소지하고 있는 사물을 기반으로 영상을 분석하는 반면, ‘AI NVR’은 사람의 얼굴까지 알아보고 구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얼굴 인식을 통해 특정 인물이 찍힌 영상을 빠르게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6월에는 독도 인근 섬에 자체 기술로 개발해 설치한 8K 초고해상도 네트워크 CCTV는 AI를 활용한 다양한 영상 분석 기능들을 제공한다. 해안가 등 출입 금지 구역에 움직임이 포착되면 그 즉시 알림을 보내고 개체의 이동방향까지 파악해 자동으로 추적해 보여준다. 개체의 특징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이미지를 AI가 자동으로 저장해 보여주는 ‘베스트샷’ 기능을 통해 사건사고 발생 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AI 솔루션을 통해 더욱 스마트한 영상 보안 솔루션을 고객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AI 기능을 지속 고도화하고 라인업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디펜스의 다목적 무인차량.[사진=한화디펜스 홈페이지]

한화디펜스는 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국방로봇과 무인화 체계 개발에 국내 방산기업 중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을 받는다.

전장에서 병사 대신 수색과 정찰, 경계 임무 등을 수행하는 무인수색차량 탐색 개발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되는 무인 지상전투체계로, 원거리에서 원격조종 또는 자율주행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올해 하반기 군 시범운용에 투입될 예정인 지능형 다목적무인차량은 기존 모델에 비해 최고속도, 적재중량, 항속거리 등 주요 성능이 향상된 수출형 제품이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지능형 다목적무인차량은 해외 무인차량 시장의 급성장과 기술 트렌드를 반영해 개발한 최첨단 무인 솔루션”이라며 “주요 선진국 업체들의 시제품 성능보다 앞서는 동급 최강의 다목적무인차량을 개발해 국산 무인지상차량(UGV)의 해외 진출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1월 AI 차륜형 지휘소 차량 개발을 완료했다. 이 차량은 네트워크 기반의 전투지휘체계를 갖춰 실시간으로 전장정보를 공유해 이동 중에도 신속하고 효율적인 부대 지휘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 이를 통해 육군이 추진하는 AI 기반의 미래형 지상전투체계인 ‘아미 타이거 4.0’의 핵심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차륜형 지휘소 차량으로 아미 타이거 4.0 등 우리 군이 추진하는 미래형 전투체계를 뒷받침해 기동화, 네트워크화, 지능화되는 아군 병력의 기동 간 지휘통제를 확보하고 국민의 안위를 지키는데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스마트십 솔루션이 탑재된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의 스마트십 솔루션이 탑재된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 K-조선 경쟁력 기반 된 AI

국내 조선업계는 업무 전반에 AI, 빅데이터 등 디지털기술을 도입해 하며 ‘스마트 조선소’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선업은 비규격화된 대형 제품을 만드는 산업 특성상 제조 공정이 복잡해 운영 자동화에 제약이 많은 상황으로, 향후 스마트 조선소 전환 수준에 따라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디지털 트윈 기술을 선박에 접목시킨 세계 최초 LNG운반선 사이버 시운전 솔루션에 대해 영국 로이드 선급으로부터 기본승인을 획득했다. 

이 솔루션을 이용해 가상 사이버 공간에서 실제 선박의 해상 시운전 상황과 동일한 환경을 구현해 LNG 운반선의 2중연료엔진, 연료공급 시스템 등 핵심 설비들의 성능을 검증할 수 있다. 해상에서 이뤄지는 시운전 기간을 줄여 비용을 최대 30%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중공업 그룹 관계자는 “2023년까지는 한눈에 보이고 제어되는 조선소, 2026년까지는 설계, 생산이 연결된 예측가능한 조선소, 2030년까지는 지능형 자율운영 조선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생산에 I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조선소를 구축해 효율적인 생산체계와 안전한 야드를 조성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4월 디지털 생산센터를 열어 스마트조선소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생산센터는 ‘스마트 생산관리센터’와 ‘스마트 시운전센터’로 구성됐다.

디지털 생산관리센터에서는 그동안 각 공장과 선박 공정률, 블록 이동 등 별도로 모으고 공유해야 했던 각종 생산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해 빠른 의사 결정을 돕는다. 또한 기상 상황 등 생산에 영향을 주는 불확실성에 대한 예측과 시뮬레이션으로 위험 요소를 사전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 시운전센터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하는 모든 시운전 선박의 장비별 성능, 연료 소모량, 문제점 등 모든 운항 정보를 수집해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기술 지원을 한다. 이를 통해 기술 인력이 직접 승선하지 않아도 업무 수행이 가능해져 비용 절감이 가능할 전망이다. 

스마트 시운전센터에서는 실제 선박과 동일한 환경으로 제작된 가상현실(VR) 선원 교육까지 제공할 수 있다. 평소 선원들은 신규 장비 가동법에 어려움을 겪는데 선박 운항 중 발생할 수 있는 인적·물적 안전사고를 미연에 막을 수 있도록 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아직은 진행 중에 있는 만큼 성과를 수치화시키기는 이르고, 중장기적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기술 등을 활용한 ‘DX전략’을 추진 중에 있다”며 “스마트십, 스마트 야드 등 전사적인 측면에서 디지털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페이퍼리스' 야드, 생산 체계 지능화 등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은 '페이퍼리스' 야드, 생산 체계 지능화 등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은 2019년 ‘스마트 SHI(Samsung Heavy Industry)’로 명명한 디지털 전환 전략을 수립하고 ▲스마트생산 ▲스마트 설계 ▲스마트 워크 3대 디지털 혁신 과제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삼성중공업은 조선소 내 설치된 초고속 무선망을 기반으로 다양한 모바일 시스템을 적용해 연간 133만장의 도면 출력에 소요되는 비용을 제로화하고 있다. 또한 블록 조립공장에 자동 용접로봇 적용을 확대하고 실시간 용접 실적과 품질 데이터를 관리하는 통합 관제로 생산 효율을 높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하반기까지 챗봇과 딥러닝 기반 이미지 인식, 텍스트 분석 등의 인공지능(AI)과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기술 적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향후 2022년까지는 스마트 SHI를 완성해 견적, 설계, 구매, 생산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것”이라며 “업무 영역의 자동화를 확대함으로써 임직원이 새로운 가치 창출 업무에 시간을 더 할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LG CNS 현신균 부사장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애플리케이션 현대화'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LG CNS]
LG CNS 현신균 부사장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애플리케이션 현대화'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LG CNS]

◇ 또 하나의 미래 메타버스

최근에는 AI에 이어 메타버스가 국내 산업계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신입사원 채용부터 교육은 물론 소비자와의 소통에도 쓰이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은 국내 기업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기자간담회도 개최했다.

LG CNS는 국내 시스템통합 3사 중에서 메타버스를 가장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는 기업이다. LG CNS는 지난달 5일 메타버스를 활용한 고객 접점 공간 LG CNS Town(메타버스 타운)을 개설했다, B2B 사업을 영위하는 LG CNS는 더 많은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개설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타버스 타운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스타트업 ‘개더’가 만든 온라인 오피스 플랫폼 ‘개더타운’을 이용해 만들었다. LG CNS의 디지털전환(DX) 사업에 관심있는 누구든지 메타버스 타운을 24시간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다는 게  특장점이다. 

LG CNS 관계자는 “기업·소비자간 거래(B2C)에서 MZ세대를 겨냥했던 메타버스 서비스가 이제 B2B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근 LG CNS CAO(전무)는 “메타버스는 코로나 이후 미래 디지털 시대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손에 잡히는 DX를 체험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갤럭시 팬파티인 ‘폴더블데이’를 진행했다. 지난달에는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서 라이프스타일 TV 3종(더 프레임, 더 세리프, 더 세로)을 판매키도, 3종 각각 5000대 마련했는데 5분 만에 완판 됐다. 

올해 하반기 3급 신입채용 과정에서도 메타버스를 활용키로 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에 입장한 구직자들이 관심 있는 사업부의 직무에 대해 일대일로 상담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신제품 행사와 채용설명회가 한계 상황에 봉착했지만 메타버스를 활용해 기존 행사를 이어갈 수 있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전자도 지난 7월 소프트웨어 전문가 교육과정을 마친 직원들을 위해 메타버스 수료식을 열었다. 가상공간은 LG트윈타워와 미국 카네기멜론대 캠퍼스와 매우 유사하게 만들어 실제 오프라인으로 모이지 못한 간극을 줄이려고 한 게 특징이었다. 참석자들은 각자 가상현실에서 자신의 역할을 대신하는 캐릭터인 디지털 아바타를 생성해 수료식에 참여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메타버스도 전자업계가 하고 있는 여러 마케팅 중 하나이며 트렌드”라면서 “수료식 채용설명회 말고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응용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사업을 타진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어반베이스에 전략적 투자(130억원)를 진행한 게 대표적이다.

어반베이스는 VR, AR, 3D 등 메타버스 핵심기술을 만들어 서비스화하는 공간데이터 플랫폼 회사다. 이 회사는 아파트를 가상세계로 구축해 인테리어 시뮬레이션을 구현할 수 있는 ▲3D 인테리어와 공간분석 AI를 통해 취향 기반 AR 추천이 가능한 ▲올인원 증강현실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향후 한화가 호텔이나 리조트를 지을 때 건물 안에 필요한 가구, 조명, 인테리어 등 배치에 이 3D 기술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과거 ‘세컨드라이프’ ‘로블록스’가 흥행에 실패한 것과 달리 현재의 메타버스는 가상공간에 대한 기술이 업그레이드 됐다”면서 “무엇보다 이러한 플랫폼에 MZ세대가 잘 받아들이고 있어 업계가 마케팅 수단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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