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경제=문형욱 중소기업혁신연구원 연구위원] 현대 사람들에게 ‘에너지가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전기’라고 대답한다. 틀린 대답은 아니지만, 정확한 대답도 아니다. 이런 대답이 대부분인 것은 ‘에너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문형욱 중소기업혁신연구원 연구위원
문형욱 중소기업혁신연구원 연구위원

‘에너지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답하려면, 에너지에 의해서 탄생한 우주와 태양, 지구탄생 이후 불의 발견, 화식(火食)에 의한 화학에너지 섭취 등과 같이 에너지를 활용한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이해해야 한다. 또 물의 힘과 바람의 힘을 이용한 에너지 활용 등 에너지와 관련된 과학과 기술도 함께 이해해야 한다. 

그만큼 에너지에 대한 이해는 복잡하고, 우주와 지구는 물론 인류 역사와 자연과학 기술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필요로 한다. ‘에너지 리터러시’(Energy Literacy)’가 필요한 이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에너지 리터러시’라는 말은 낯설다. 우리나라는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에너지 다량소비국가지만 ‘에너지 리터러시’의 수준은 낮다. 리터러시는 문자화된 기록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하지만 리터러시가 단지 언어를 읽고, 쓰는 피상적인 의미만을 내포하는 개념은 아니다. 

리터러시는 복잡한 사회적 환경과 상황 속에서 그 본질을 이해할 수 있는 복잡한 개념이다. 이제 리터러시는 단지 언어를 읽고 쓰는 능력에서 더 나아가 변화하는 사회에서의 적응 및 대처하는 능력으로 그 개념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선진국에서는 정부에서 ‘에너지 리터러시’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교육 프로그램은 에너지의 자연과학적 현상의 이해부터 다양한 에너지원과 에너지 변환 과정, 에너지 사용과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한 이해는 물론 일상생활에서 개인의 삶과 질을 좌우하는 에너지 선택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에너지를 둘러싼 다양한 과학적 원리와 정치 경제 사회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관점과 측면에서 에너지 문제를 이해하고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에너지 러터러시’의 수준은 에너지 사용과 정책 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에너지 러터러시 수준이 낮으면, 맹목적으로 안전한 에너지와 위험한 에너지로 구분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에너지를 위험과 안전이라는 이분법으로 재단하고, 원자력 에너지를 위험한 에너지로 규정하고 없애야 한다는 탈(脫)원전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엔 ‘재생에너지는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라는 신화와 ‘원자력 에너지는 위험한 에너지이기 때문에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정책의사결정에 반영됐다. 바로 ‘탈(脫)원전’이다. 

그러나 에너지 문제는 위험과 안전이라는 잣대만 적용해서 풀 수 있는 게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위험과 안전이라는 기준은 과학기술적 기준이 아니라 자의적인 기준이다. 과학기술적으로 사고가능성이 몇 백만분의 1이라는 확률과 안전성에도 불구하고 개인들이 체감하고 느끼는 위험과 안전의 수준은 다르다. 그런데 에너지 문제를 개인마다 다를 수 있는 ‘위험과 안전의 수준’이라는 잣대로 적용하는 것은 사회경제적 리스크로 작용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석유, 석탄, 가스, 수력, 재생에너지 등 모든 에너지원을 채굴하는 과정에서부터 정제, 유통, 사용하는 과정까지 항상 위험이 따른다. 모든 에너지는 위험을 수반함에도 많은 사람들은 ‘태양과 바람을 활용한 재생에너지는 안전한 에너지’라는 잘못된 신화를 믿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태양은 안전한 에너지’라고 오해하지만, 태양은 핵융합이 발생하는 에너지원인 동시에 태양 방사선(Solar Radiation)을 방출하는 위험한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우주공간에서 태양 방사선에 의한 피폭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지구 환경에 살고 있는 우리 인간은 태양 방사선이 지구의 대기권을 통과하면서 구름, 수분, 먼지, 오존 등에 의해 반사 또는 산란이 되어 우리 인간의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미미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오해하는 것이다. 

이렇듯, 에너지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인식으로 에너지 문제를 바라보게 되면 잘못된 에너지 사용을 넘어 잘못된 정책 결정으로 이어지고, 결국 그로 인한 국가, 사회적 피해와 국민의 부담으로 귀결된다. 

모든 에너지는 항상 위험을 수반하지만, 에너지 사용에 따른 위험을 어떻게 관리하고 우리 인간과 자연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종합적이고 통합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공포와 위험으로만 에너지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논리대로라면, 불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불을 사용하면 화재와 화상의 위험이 존재하고, 우리의 재산과 생명도 앗아간다. 그렇다면 불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것인가? 

다시 말해 모든 에너지는 위험을 수반하지만, 과학과 기술로 그러한 위험을 최소화하고 안전하고 관리 통제하는 국가사회적 정책과 동시에 에너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인식하기 위한 ‘에너지 리터러시’가 필요하다. 

■ 문형욱 연구위원은 자본시장 현장에서 예탁결제원 예탁결제본부장을 역임하고, 우리나라 최초 펀드슈퍼마켓 설립 및 디지털금융 전략기획 업무, KDI 글로벌지식협력센터 추진단 부단장,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원전 안전성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 및 경영혁신 업무를 총괄한 경영개선실장으로 일했다. 지금은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대기오염물질 저감 등 환경과 ESG 환경경영을 접목한 산업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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