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 비용 상승에 수익성 악화…금리 경쟁력 부각

[사진=Pix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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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경제=김진솔 기자] 올해 카드업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이 급증했다.

최근 조달금리 상승 추세에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발행 규모는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8일 카드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가 올해 발행한 ESG 채권 규모는 1조6400억원이다.

상반기까지 발행한 ESG 채권만 지난해 전체 발행 규모를 3900억원(31.2%)이나 웃도는 수준이다.

카드사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적극적으로 ESG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신한·삼성·국민·현대카드는 미화 3억달러에 달하는 ESG 채권을 포모사 본드, 외화 자산유동화증권(ABS), 외화 표시 지속가능채권 등의 형태로 발행했다.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도 각각 2억달러 규모의 포모사 본드, 4억5000만달러 규모의 외화 ABS 등으로 ESG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영세·중소가맹점 지원 필요성이 커지고 친환경차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앞으로도 카드사 ESG 채권 발행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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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앞다퉈 ESG 채권 발행에 나선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카드사의 본업인 가맹점 사업과 중저신용자 대상 여신(대출) 사업 등이 사회책임투자와 연관성이 크므로 다른 업계보다 비교적 발행이 쉽고 전세계적으로 투자 수요가 풍부한 덕에 금리 경쟁력 있기 떄문이다.

이 중 금리 경쟁력은 최근 금리 상승세에서 더욱 부각된다. 실제로 3년 만기 AA+등급 카드채 발행금리는 올해 초 1.216%에서 지난달 말 1.767%로 올랐다.

거기다 카드사를 둘러싼 업황 악화와 기준금리 인상 예고 등이 겹치며 ESG 채권 발행에 대한 유인은 더욱 커지고 있다.

카드사들은 은행 대출길이 막힌 고신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장기카드대출(카드론) 경쟁과 캐피탈사와의 자동차 할부금융 경쟁 무기로 금리 인하 카드를 꺼냈다.

일부 카드사는 카드론 최저금리를 3.90%까지 내렸으며 카드사들의 자동차 할부금융의 자산 대비 수익률은 지난 1분기 기준 평균 0.64%로 전년 동기보다 0.07%포인트(p) 줄었다.

금리를 통한 출혈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까지 닥칠 경우 ESG 채권의 금리 경쟁력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금리상승은 카드대출 이자마진을 축소시키고 대손비용을 증가시키며 카드대출 영업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카드사 수익성에 부정적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고금리 인하, 카드사의 중금리대출 확대 등이 요구되는 외부환경을 고려하면 조달금리 상승폭만큼의 운용금리 상승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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