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수주랠리에도 경영정상화 부담

[사진=STX조선해양]
[사진=STX조선해양]

[굿모닝경제=전현지 기자] 중형조선사들이 경영정상화에 본격 나서며 수주에 잇달아 성공하고 있지만 후판 값 인상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형 조선사들은 올해 들어 지난해 말까지 총 50척을 수주했다. 지난 한해 동안 수주가 18척임을 감안하면 전년 대비 약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대선조선과 STX조선해양은 각각 22척, 18척을 수주해 이미 올해 연간 수주 목표를 달성했으며, 이어 대한조선이 9척, 한진중공업이 1척 수주했다.

특히, 조선업황 회복세와 함께 최근 중형조선사들의 구조조정이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경영불안정성이 해소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대선조선은 2017년부터 3차례의 매각 시도 끝에 지난해 말 동일철강 등 5개 부산 향토기업 컨소시엄에 인수됐으며 STX조선해양 역시 올해 1월 유암코-KHI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투자유치 계약을 체결해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통상 선박 발주 후 인도까지 1~2년이 걸리기 때문에 선주들 입장에서는 조선사를 선택할 때 경영불안정성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며 “최근 중형조선사들의 인수합병이 이뤄지면서 경쟁력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선박 원가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후판 가격이 올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점이다.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톤당 10만원 인상이 이뤄졌으며 현재 철강업계는 하반기 후판 공급가를 톤당 35~45만원 이상 인상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중형조선사는 대형조선사에 비해 경영 사정이 열악해 후판 가격 부담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중형조선사는 대형조선사에 비해 후판 소비량이 적기 때문에 대형조선사에 비해 후판단가가 높게 책정되는 데다 주력 선종인 탱크선은 후판 비중이 가장 높다.

게다가 중국산 후판 등으로 수요를 대응하기도 어렵다. 중국 정부가 내수 물량 확보를 위해 지난 5월 수출 철강재에 대한 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을 폐지하면서 중국 철강재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중형조선사 관계자는 “국내 후판 수급 상황이 안좋을 때 차선책으로 중국 강재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중국정부가 수출환급세를 폐지하면서 오히려 중국 제품이 더 비싸졌고, 선주들이 국내 제품을 선호한다”며 “선가도 오름세에 있지만 후판가격이 연초 대비 2배 가까이 오르면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대내외 환경이 수익률 확보를 통한 경영정상화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