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 투자로 퓨리오사AI 800억 후속투자 유치

[사진=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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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경제=김진솔 기자] 산업은행은 시스템반도체 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 유망 스타트업 다수를 지원하는 풀링투자를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비(非)메모리 반도체라고도 불리는 시스템반도체란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데이터 연산·제어 등 정보처리 역할을 수행하는 제품들을 뜻한다.

앞서 정부는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메모리반도체 경쟁력 대비 산업 기반이 약한 시스템반도체 성장을 위해 지난 2019년 5월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고 '혁신성장 BIG3(시스템 반도체, 미래차, 바이오) '를 지정해 적극 육성해 왔다.

산은은 정부 정책에 발맞춰 시스템반도체 대표 스타트업 ▲퓨리오사AI ▲오픈엣지테크놀로지 ▲딥엑스 등에 투자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딥러닝칩 설계, 소재장비 등 분야 3개사를 포함하면 밸류체인 핵심 스타트업 6개사에 투자하게 된다.

먼저 데이터센터 등 서버용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기업인 퓨리오사AI에는 총 100억원의 투자를 실행했다.

퓨리오사AI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신속한 추론이 가능한 고성능·고효율 서버용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스타트업으로 오는 7월 국내 최초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14나노 공정을 사용한 AI 칩을 생산할 계획이다.

2022년에는 차세대 5나노 AI 칩 제작을 추진할 예정이다.

산은 벤처기술금융실은 지난해 퓨리오사AI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적기에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단독으로 브릿지 투자 20억원을 실행했다.

퓨리오사AI는 산은의 투자를 마중물로 올해 산은 추가투자 60억원 포함 총 80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AI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한편 산은은 20억원의 시리즈 A 투자를 실행한 바 있으므로 총 100억원을 투자했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산업은행의 과감한 지원이 후속 투자로 이어져 대규모 투자유치가 가능했다"며 "이번 투자유치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AI 반도체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산은은 반도체 설계자산(IP) 개발 기업인 오픈엣지테크놀로지에 후속투자 포함 총 50억원을,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딥엑스에 20억원을 투자했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반도체 설계를 위한 일종의 설계도면인 IP 제품을 팹리스 업체에 공급해 라이선스 요금과 반도체 칩 생산량에 따른 로열티를 수취하는 스타트업으로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글로벌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딥엑스의 경우 사물인터넷(IoT) 기기 작동을 위해 필수적인 모바일 엣지 디바이스용 '뉴럴 프로세싱 유닛(NPU)'을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으로 애플에서 수석연구원을 지낸 김녹원 대표가 설립했다.

NPU는 방대한 딥러닝 알고리즘 연산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로서 기존 CPU 대비 전력효율은 50배, 성능은 25배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딥엑스는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출범한 '차세대지능형반도체 기술개발사업'에서 초저전력 NPU 기술개발 과제의 총괄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국내 NPU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이번 시스템반도체 설계 분야를 시작으로 소재, 장비 분야로 이어질 풀링투자는 우리나라 차세대반도체 경쟁력 확보와 종합반도체 강국 도약을 지원하는 측면에서 의미를 가진다"며 "앞으로도 첨단 기술을 통해 미래를 이끌어갈 스타트업에 대해 긴 안목으로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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