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IPO 설명회 시작, 국내 수제맥주 회사로는 처음으로 코스닥 상장
흑자 달성 사전 작업 ‘이상무’…증권사 "공모 희망가 예상보다 저렴"

10일 오전 12시 여의도 63빌딩 3층 사이프러스홀에서 개최한 기업공개(IPO) 설명회에서 발표중인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이사.[사진=제주맥주]
10일 오전 12시 여의도 63빌딩 3층 사이프러스홀에서 개최한 기업공개(IPO) 설명회에서 발표중인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이사.[사진=제주맥주]

[굿모닝경제=방영석 기자] 수제맥주 전문기업 제주맥주가 다음달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최근 몇 년간 에일 맥주를 중심으로 젊은층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제주맥주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상정 전 수요예측에서 ‘흥행성공’을 예측 하는 중이다.

수제맥주시장은 전체 맥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하다. 다만 업계는 수제맥주시장이 극초창기 수준으로 보고 앞으로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여기에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수제맥주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10년 안에 100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제주맥주 역시 지금까지 미묘한 수준의 매출 수준을 유지하다 지난해 200% 이상 뛰어오를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는 중이다.

특히 제주맥주 등 수제맥주 시장은 급성장은 오비(OB)맥주와 하이트진로로 양분화된 라거 맥주 시장에도 적지 않은 지형 변화를 줄 가능성도 나온다.

제주맥주가 4대 맥주회사로 등극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것도 이러한 시장 배경에 대한 자신감이다.

◇수제 맥주 시장 강자…검증된 기술력‧유통망 ‘최대 장점’

제주맥주는 10일 오전 12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3층 사이프러스홀에서 IPO 설명회를 열고 상장 전략을 밝혔다.

제주맥주의 총 공모주식수는 836만2000만주로 주당 공모 희망가 밴드는 2600원에서 2900원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약 242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대표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대표적인 ‘성장주’로 꼽히는 제주맥주는 적자 기업이어도 미래의 성장성을 기반으로 증시에 진출하도록 마련된 ‘테슬라(이익미실현) 특례’을 통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회사는 오는 5월 10월부터 11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같은 달 13일부터 14일까지 일반 청약을 받은 뒤 5월 25일 상장할 예정이다.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이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상장을 앞둔 제주맥주의 최대 강점으로 독보적인 맥주 생산 기술력과 글로벌 유통망을 내세웠다.

문 대표이사는 “코스닥 시장 상장을 계기로 연구개발(R&D)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양조장 설비와 인력 투자를 바탕으로 국내 4대 맥주회사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라며 “나아가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확보한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세계 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맥주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협력사와의 파트너십으로 확보한 수제 맥주 제작‧품질 관리 등의 기술력과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설비를 활용해 상장 이후에도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에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제주맥주는 지난 2015년 설립 이후 뉴욕 1위 수제 맥주 회사인 미국 브루클린 브루어리社와의 파트너십을 체결, 국내 맥주산업계에 제조 혁신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맥주 CI.[이미지=제주맥주]
제주맥주 CI.[이미지=제주맥주]

◇창립 7년만에 매출 194%성장…OEM 생산설비 증설 완료

이날 제주맥주는 IPO 간담회에서 상장 이후 흑자 달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비쳤다. 적자 상태인 회사의 수익성에 대한 시장 일각의 우려를 해소한 것이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매출액 216억원을 기록해 지난 2019년(73억원)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무려 194.6%나 증가했다. 다만 44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맥주는 회사가 적자 상태인 원인이 제조 산업 특성에서 비롯된 초기 투자금액 집행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부 차질을 빚었던 생산량에 있었다고 진단했다.

문 대표는 "높은 고정비와 함께 수요량이 확보됐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생산설비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예상보다 영업 이익 개선이 더뎠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맥주는 주세법 규제 완화로 가능해진 주문자위탁생산(OEM)과 생산설비 증설 작업을 끝마쳤다고 강조했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주세법이 개정된 이후 올해 상반기 내에 OEM을 통한 육지 생산으로 제품 생산 라인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생산설비를 증설, 지난해 회사의 발목을 잡았던 일부 공급 부족 현상을 타개할 준비를 마쳤다.

이와 함께 제주맥주가 이날 밝힌 글로벌 시장 개척과 파트너사의 유통망을 활용한 판로 개척 계획도 상장 이후 수익성 확보의 주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맥주는 2019년 3월 인도, 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중국 등을 대상으로 '제주위트에일', '제주펠롱에일', '제주슬라이스'등의 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제주맥주는 2019년 약 8만 6000 달러, 2020년 약 10만 2000 달러 규모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회사는 생산 라인 확장을 통해 수출 규모를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맥주의 파트너사인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아시아 맥주 시장 유통강자인 칼스버그를 비롯해 세계 각지 맥주 회사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제주맥주는 상장 이후 해당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할 계획이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제주맥주는 양조장 등 대규모 선 투자가 필요한 산업의 특성과 지난해에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는 충분했으나 생산량이 일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며 초기 적자를 기록했다”며 “생산설비 증설과 OEM, 글로벌 유통망 확보와 해외 수출 판로 개척으로 흑자 전환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황이다”고 말했다.

◇유진투자證 “제주맥주 공모희망가 예상 주가보다 저렴”

증권업계 또한 국내 수제맥주 업계 인지도 1위사인 제주맥주가 성공적인 상장을 이뤄낼 것으로 내다봤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상장을 앞둔 제주맥주에 대해 공모희망가가 예상 주가보다 22.2~30.2% 저렴하다고 평가했다.

제주맥주의 예상주가는 3726원이다. 해외 유사업체인 사이공 맥주와 워털루 브루잉의 2020년 세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 20.07배를 2023년 실적에 적용한 수치다.

유진투자증권은 제주맥주가 신규 상장사로 지니는 매력으로 지속적인 주류 규제 개선과 적극적인 대응으로 고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을 꼽았다.

제주맥주 수제 맥주 시장 점유율 변동 추이.[이미지=유진투자증권]
제주맥주 수제 맥주 시장 점유율 변동 추이.[이미지=유진투자증권]

2017년 수제 맥주 시장 진출 직후 5.1%였던 시장점유율을 지난해 28.4%까지 확대하며 연평균 147.9%의 실적 성장세를 보였던 제주맥주가, 주류 규제 개선으로 실적 증가 폭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아울러 유진투자증권은 제주맥주가 밀맥주 위주의 판매 상품군을 흑맥주 시장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한국 맥주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라거 맥주 시장과 무알코 시장 진입을 추진중이라는 사실 역시 상장 이후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평가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과세체계 변경, 맥주 위탁제조 허용, 무알콜 맥주 제조·판매 허용 등 주류 규제가 계속해 개선되고 있다”며 “제주맥주가 수제 맥주 시장에 적극 대응하면서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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