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금융 특화 글로벌 전략 일환…금융당국 고용 안정 조치 검토

[사진=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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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경제=김진솔 기자] 수차례 매각설이 돈 한국씨티은행이 결국 국내에서 소비자금융(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16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 본사인 미국 씨티그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한국 등 13개국(호주·바레인·중국·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폴란드·러시아·대만·태국·베트남)의 소매금융 부문을 철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특정국가의 실적이나 역량의 문제로 인한 결정이 아니라 씨티그룹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수익을 개선할 사업부문에 투자·자원을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을 단순화할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씨티은행은 지속된 부진을 겪어 왔다.

실제로 당기순이익은 2018년 3074억원을 정점으로 2019년 2794억원, 2020년 1878억원으로 감소세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부문 대출규모 역시 같은 외국계은행 SC제일은행(32조2319억원)은 물론 지방은행인 부산은행(14조6047억원), 대구은행(14조7270억원)보다 적은 12조6509억원이다.

저조한 실적을 거둔 소매금융 부문 대신 기업금융 등 투자은행(IB) 부문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씨티그룹은 1967년 국내 지점 영업을 시작으로 2004년 한국씨티은행을 출범시킨 이래 줄곧 한국 시장에 집중하여 왔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기업금융 사업을 중심으로 한국 내에서의 사업을 재편·강화하고 이 과정에서 고객들을 충분히 지원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장기적인 사회공헌활동 등을 통해 기업시민으로서 한국사회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현재 사업 재편의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사회와 함께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고객과 임직원 모두를 위한 최적의 방안을 검토하고 수립·실행할 예정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씨티은행은 고객에 대한 금융서비스는 향후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기존과 동일하게 제공된다"며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에서도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출구전략을 눈여겨보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향후 진행상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며 소비자 불편 최소화, 고용 안정, 고객 데이터 보호 등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씨티은행의 임직원과 점포 수는 각각 3500명, 43개이며 이중 소매금융은 939명, 36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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