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1.29 수 16:53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청년실업, 중년실업으로 이어지는 상황 막아야 한다최영인(사회컬럼니스트 / 한국범죄학연구소장)
  • 한국정책신문
  • 승인 2015.08.13 10:00
  • 댓글 0

 

원래 새롭게 만들어진 영어 단어는 영어권 국가에서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비영어권 국가에서 나오는 영어 단어가 신조어로서 정식적인 영어단어로 인정받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의 피자헛 한국지사(Pizza Hut Korea)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홈서비스(Home Service)라는 신조어를 들 수 있는데, 콩글리시로 불릴 정도로 말도 안 되는 표현이기는 하지만 지금은 피자헛 본사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여 가정방문 서비스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직접 피자가게에 가서 피자를 먹는 경우 보다는 집에서 시켜서 먹는 경우가 훨씬 많음으로 인해 피자를 집까지 서비스로 배달해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사용되던 용어가 획기적인 서비스 방식으로 인정되어 공식적인 영어 용어가 된 사례이다.

비슷한 사례는 일본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 프리터(Freeter)라는 단어가 바로 그것이다. 자유를 의미하는 ‘프리(Free)’와 시간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의 ‘아르바이터(Arbeiter)’를 합성한 신조어로서 미국이나 영국이 아닌 일본에서 1987년에 처음 사용됐다.

일본이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고통을 겪으면서 청년계층이 정식 직업을 가지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이어가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만15세에서 만34세 사이의 아르바이트와 파트타임식의 일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신조어로 사용하기 시작하였던 것이 경제학에서 일종의 공식적인 용어로 인정된 웃지 못 할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겨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또한 이 프리터족이 급증함으로 인해 사회 전반의 경제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프리터족의 경우에 하나의 아르바이트만으로는 도저히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통상 2개에서 3개 이상의 일을 겹치기 식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처음에는 정규직이 되기 위한 구직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벌려는 목적에서 시작하였던 것이 점차적으로 자신의 일반적인 직업활동으로 고착화되는 상황에 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러한 프리터족의 급증은 해당 사회의 경제적인 경직화와 고실업률 현상의 고착화를 의미하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의 경기가 호황이었던 2000년대만 하더라도 자발적 프리터족이 많았다. 다시 말해 돈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나 취미, 문화활동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오면서부터는 자발적인 프리터족 보다는 심각한 취업난과 구직난, 기업의 투자축소 등으로 인해 불가항력적으로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프리터족이 되는 경우가 훨씬 많은 실정이다.

장기적으로 프리터족에 대한 대안 제시와 정책적 해소 방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에 출산율 저하나 사회 전반의 생산성 감소, 세수 감소, 노동계층의 축소 등으로 인해 경제활력이 상실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다른 문제보다 이에 대한 집중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프리터족이 청년기에만 이러한 상황에 처해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자신의 직업에 변화가 없이 40대와 50대가 되어서도 역시 마찬가지로 프리터족으로 남는 경우가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이는 이미 이웃한 일본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으며 유럽의 프랑스나 영국, 스페인 등에서도 중년화된 프리터족의 등장으로 인해 복지비용의 증가나 사회적 경제 역동성의 약화 등의 부작용을 불러오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개인의 구직활동과 직업선택활동에 대해서 정부가 무조건적으로 지원을 하거나 적극적으로 나서서 알선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사회의 우수한 인재들이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방황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일종의 직무유기로 볼 수밖에 없다.

일본이 장기불황과 프리터족의 급증 및 고령화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기 위해서 극단적인 소비 진작을 유도하기 위해 쏘아 올린 속칭 ‘아베의 세 발의 화살’은 처음에는 큰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점차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돈을 벌기 시작하고 일자리가 늘어나며 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의 형태로 안정화된 직장을 가지게 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싸늘했던 여론이 이제는 무한긍정의 상황으로 변화하고 있다.

아베의 세 발의 화살은 첫째로 인플레이션 2%를 목표로 한 무제한 양적 완화를 통한 엔저의 유지, 둘째로 정부의 대규모 재정투자를 통한 경기부양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마지막으로 민간기업의 성장도모를 위한 규제 완화와 형식파괴에 버금가는 개방이 바로 그것이다.

이 세 가지 경제개혁의 주제를 통해서 고통을 받았던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하고자 하는 것이 아베경제학의 기본적 철학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거의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 고용시장의 개혁 부분이다. 기업들에게 막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그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고용을 창출하도록 일종의 강제를 하고 있으며, 기존의 정규직들이 일정 부분 희생을 하면서 그만큼 남는 자원으로 더 많은 인력을 채용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년연장에 따르는 고용비용 부담을 타개하기 위한 임금피크제와 청년고용 시 기업에 대한 세제와 금융지원을 파격적으로 하는 고용창출지원제도, 상시 구인구직이 용이하도록 만든 정보시스템 등을 통해서 고용이 국가의 미래라는 아베의 경제적인 목적을 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리도 이 시점에서 사상적으로는 아베를 존경하지 못하겠지만 경제적 정책기조에서만은 그의 사고와 철학을 심각하게 분석하고 따라가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된다. 특히 장기불황이 고착화될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비고용 또는 시간제 고용인력의 문제에 대해서 눈에 불을 켜고 이들의 상황을 실증적으로 분석해야 하며, 어떠한 방식으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젊은이들이 ‘공시’로 불리는 공무원시험에 몰두하는 현재의 상황은 분명히 잘못된 방향으로 청년고용의 문제가 흘러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풍향계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공무원은 국가생산을 지원하는 서비스인력이지 생산의 주체가 되는 생산인력은 결코 아니라는 점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기업으로 몰리지 않고 공무원으로 몰리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는 분명한 대안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다.

경직된 고용구조, 다시 말해서 한번 정규직은 영원한 정규직이라는 식의 선민주의적 고용체계를 명확하게 타파해야 하고, 일반 직원에 비해 수십 배의 일을 하지도 않으면서 수십 배의 급여를 받는 임원급여체계에 대한 수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단기일자리에 대한 착취나 급여 미지급 등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통해 고용시장의 정의가 제대로 살아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향후 우리나라가 북한과 통일이 되면 독일 통일과정과 같이 군축부터 할 것이 분명하다. 이럴 경우 북한은 신경을 끈다 하더라도 우리 사회에서만 갑자기 실업자가 되는 젊은이들이 20만명 이상은 나오게 된다. 당장의 문제는 아닐지 모르겠지만 갑작스러운 북한 붕괴 상황이 발생하면 엎친 데 덮치는 식으로 더 큰 고용 문제가 일어날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정부는 외국으로 나가 있는 생산시설에 대해서 과감하게 용지 무상대여나 세제상의 혜택, 신제품이나 신기술 개발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 비용지원 등을 통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로 나가 있는 생산기지와 시설들이 우리나라 안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백투코리아(Back to Korea) 정책과 같이 미국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정책을 처음에는 손해가 나더라도 적극적으로 따라야 할 것이다.

미국은 멕시코와 중남미, 중국 등으로 나가 있는 생산시설과 기지들이 자국으로 돌아올 경우 거의 무상으로 토지를 대여하거나 세제, 금융상의 파격적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경쟁력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사회주의 정책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국 내 고용시장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미국 정부의 정책은 약효를 발휘하기 시작하여 ‘메이드인 유에스에이(Made in USA)’ 상품이 늘어나는 긍정적 과실을 거두고 있다.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수의 활성화이며 이를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어야 한다. 이전에는 기술과 자원, 자본이 중요한 경제의 에너지원이었다면 이제는 고용이 우리경제의 중요한 에너지원이자 생명력임을 현 정부는 명확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정부주도로 대기업이나 기업집단의 채용을 늘리기 위한 유인책들이 여러 개 나오고 있는데, 이는 지속적으로 시행되어야만 하는 내용이며 하나만으로는 결코 경기부양이나 정규직 인원의 증가를 불러올 수 없다고 사료된다.

향후에 중국이 극심한 경제적 구조조정의 상황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세계경제학자들이 지배적으로 내놓는 견해이기 때문에 우리 경제가 의존하고 있는 중국의 경기가 침체되면 분명히 우리 역시 큰 충격에 놓이는 상황이 일어날 것이다.

외부의 바람에 의해 흔들리는 우리 경제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내수 진작과 함께 산업구조의 첨단화, 선진화가 필요함은 물론 양질의 인력들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노동구조를 만드는데 주력을 해야만 한다. 여기에는 세계적인 강성노조의 반대라는 큰 산이 있기는 하지만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충분히 극복하고 양해와 양보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이 존재해야 노동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시키는 과정을 성실하게 수행함으로써 노동자와 노조의 희생분담을 얻어내야 할 것이며 또한 이들이 내놓은 희생을 고귀하게 생각하고 제대로 좋은 곳에 쓰기 위한 투명한 자원 재배분 역시도 차분하게 준비해야만 할 내용이다.

고용문제는 그 사회는 물론 그 민족과 국가의 미래와 장래를 결정지을 정도로 중요한 문제이다. 일본의 극우주의 뒤에는 장기간의 청년고용불안이라는 배경이 있었으며, 독일의 독재자 히틀러(Adolf Hitler)의 탄생 또한 일자리가 없는 청년 700만 명이 존재했기 때문에 발생한 인류의 불행이었다. 그 사회가 건전하고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서만은 걱정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최소한으로 필요한 장치라는 점을 현 정부는 제대로 인식하여 향후 많은 인재들이 국가와 사회 그리고 자기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한국정책신문  kpinews@kpinews.co.kr

<저작권자 © 한국정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정책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