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신설, 연구 매진...인재 영입, '전쟁' 수준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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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경제=최빛나 기자] 2001년에 개봉한 에이아이(A.I)라는 영화는 로봇과 인간의 감성 교감에 대한 내용을 연출했다. 2004년 개봉한 아이로봇도 마찬가지다. 두 영화는 AI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의 이런 경고가 무색할만큼 현재 우리 생활에는 AI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한 AI스피커, 챗봇, 의료기술, 자율주행차, 휴머노이드, 키오스크 등 완벽하게 인공지능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산업계도 AI의 성장속도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래에 가장 확실한 먹거리가 AI라는 것을 확신하고 무섭게 속력을 내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마켓앤마켓(markets&markets)에 따르면 AI 시장 규모는 2018년 73억 달러에서 2025년까지 794억 달러로 10배 이상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AI조직을 신설하거나 AI만 연구하는 전용 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등 AI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국내 이동통신 3사도 그룹 차원에서 AI를 기준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이미 운영에 착수했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 대형IT기업, 게임사 역시 AI쪽으로 사업방향을 틀었다. 

◇ 이통3사, 탈통신 전략 위해 AI 조직 신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국내이동통신3사 모두 신년사들 통해 탈통신을 선언했다. 3사 모두 AI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을 통해 디지털 기업으로 변화를 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이통3사의 이런 움직임에는 AI관련 조직 신설이 가장 눈에 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핵심 기술을 담당하던 조직을 AI 기술 중심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AI 서비스단은 AI&CO(Company)로 조직 이름을 바꾸고 소비자 편의를 돕는 AI 에이전트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이같은 행보로 지난달 24일 글로벌 특허 솔루션 전문 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선정하는 ‘글로벌 100대 혁신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SK관계자는 “CEO가 신년사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모든 서비스를 AI 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AI를 기반으로 한 기업과의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AI원팀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AI 원팀은 ‘대한민국 AI 1등 국가’를 목표로 설립한 AI 산··연 연합체다. AI 원팀 가입 기업으로는 현대중공업그룹, 카이스트, LG전자, 한국투자증권 등이 있다.

AI원팀은 기술연구, 정보통신기술(ICT), 제조, 금융, 물류, 식품 분야에 AI를 접목하는 기술을 연구한다. 

KT관계자는 “AI를 기반으로한 기업매칭, 인재양성, 기업교류 등을 강화해 국내 AI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LG AI연구원을 설립했다. AI연구소에서는 글로벌 최신 AI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난제 해결을 주도한다. LG AI연구원에는 LG유플러스뿐 아니라 LG전자·LG화학·LG CNS 등 16개 계열사가 참여했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 연구기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LG AI연구원에 이홍락 미시건 대학교 AI사이언티스트를 영입하면서 서울, 캐나다, 토론토 대학 연구기관 등과의 협력을 통해 AI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LG AI연구원에 연구개발과 인재발굴에 2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 회장은 LG AI연구원을 설립한 배경에 대해  “LG가 추구하는 AI의 목적은 기술을 넘어 고객의 삶을 더 가치 있도록 돕는 것에 있다”고 강조했다. 

◇ IT·게임기업, AI 따라잡기 속도 

이에 따라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IT기업들과 게임사들도 AI에 따라잡기에 나섰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네이버 AI 랩’이라는 연구 조직을 만들었다. 기존에 AI기술을 연구하던 클로바 리서치 조직을 분리해 규모를 확대한 연구소다. 공통 이미지•비디오 인식 기술, 차세대 대규모 언어 모델, 새로운 AI 학습 기법 등 다양한 주제로 중장기 선행 기술을 연구한다. 

또 AI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연결밸트를 채우겠다는 방침이다. 한국, 일본, 베트남, 네이버랩스 유럽이 설립된 프랑스를 AI연구벨트 주요거점으로 두고 유럽과 아시아의 AI교류와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한국의 AI기술을 필두로 유럽과 아시아와의 AI교류 확장을 넘어 글로벌 인재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국제 학술 대회에서 AI 관련 논문이 가장 많이 채택된 국내 기업으로 선정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적극적인 기술 공유를 통해 AI 생태계에 기여함은 물론 네이버가 글로벌 AI 기술 플랫폼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AI 기준 조직을 이원화하면서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카카오브레인이 분야를 나눠 AI기술을 각자 연구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2019년 AI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사내독립 기업 AI랩이 분사해 만든 기업으로 B2B에 중심을 둔다. AI기술 바탕으로 사업화 확장에 초점을 맞춰 AI를 기반으로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금융, 물류, 해운, 건설, 전자, 방송, 모빌리티 등의 전문 기업들과 협력관계는 맺어 사업성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사업에 중심을 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달리 카카오브레인은 AI연구에만 집중한다. 카카오브레인은 AI 연구 중심 조직으로 학술 연구와 장기 프로젝트를 담당한다.

현재 AI음성인식, 언어처리 등을 놓고 연구 개발에 속력을 내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국제학회에서 총 26편의 AI논문을 등재한 바 있다. 이로인해 카카오 그룹이 AI 관련 인재 발굴에 총력을 다하는 이유다. 

게임업계에도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트랜드가 흡수 되면서 과거 PC게임에서 AI를 접목한 모바일게임 전환과 신사업에서 새로운 영역을 발굴하고 나섰다. 

국내 게임사들은 게임 개발을 통해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AI 핵심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는 자연어 처리기술(NLP)과 AI를 활용해 AI 증권사 설립에 나섰다. 

넥슨은 신한은행과 손잡고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규 사업 및 금융 인프라에 기반을 둔 결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넷마블은 AI센터를 설립해 자회사 코웨이의 렌털 사업에 접목한 자동화된 주거 환경인 스마트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IP를 활용한 신규 콘텐츠 개발과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게임종목에 AI기술을 접목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현재 국내 산업을 다루는 기업들은 AI가 미래가치를 창출 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AI사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다만 AI 윤리 등 관련 리스크에 대한 대응 방안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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