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용 의원, '공정거래법 개정안' 발의

롯데그룹 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불거진 대기업 지배구조 문제와 관련, 해외계열사를 통한 신규 순환출자를 규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야당 주도로 발의됐다.

정부와 여당인 새누리당이 해외계열사를 통한 순환출자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히자 야당이 발빠르게 먼저 개정안을 내놓은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신학용(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9일 밝혔다.

김관영·민병두·박남춘·박수현·안민석·윤관석·이개호·이상직·이찬열·이학영·정성호·최원식 등 같은 당 의원 12명이 뜻을 모아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롯데 해외법인법'으로 불리는 이 개정안은 먼저 국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의 범주에 외국에 소재한 계열사도 포함한다고 규정했다.

롯데가 일본 광윤사, 롯데홀딩스, L투자회사 등 해외계열사를 통해 국내계열사를 장악하는 기형적인 지배구조가 이번 사태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또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과 같은 그룹 총수(동일인)가 가진 해외계열사의 주식 현황, 해외계열사가 보유한 국내계열사 주식 현황 등을 공정위에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신 의원의 개정안대로 규제가 현실화된다면 해외계열사를 우회로로 활용한 상호출자나 신규 순환출자 같은 편법이 원천적으로 차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 의원은 "현행법상 상호출자 금지 규제는 국내 기업에만 해당돼 외국법인을 통하는 수법으로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며 "이에 대한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제재수단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이 발의한 내용이 여야 논의 과정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반면 공정거래위원회와 새누리당은 지난 6일 당정회의에서 대기업 그룹 총수에게 해외계열사 현황을 공시할 의무를 부여하는 쪽으로 공정거래법 개정 방향을 잡았다.

외국법인에 공시의무를 부과할 경우 국내법으로는 이를 지키도록 강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으므로 그룹 총수에게 관련 책임을 지우도록 하자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런 판단을 근거로 해외계열사를 통한 신규 순환출자를 직접 규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당정협의 내용을 놓고 공정거래법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의원입법 형식을 활용한 법 개정 가능성도 열어두고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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