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살려야 내가 살 수 있다'는 살림살이 밑절미를 헤아리지 않고 우리 고유의 입맛을 살려낼 수 없다”고 강조하는 전통 요리연구가가 있다. 보라색을 누구보다 사랑해 별호도 감선으로 지은 류현미 식문화세계교류협회 대표다. 밑절미란 ‘본디부터 있던 부분’ 즉 본질이다. 살림살이는 삶이다. 따라서 류 대표에게 음식은 삶의 본질을 의미한다. 류 대표는 우리 전통음식을 연구하고 기획, 전시, 컨설팅, 교육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다. 특히 외교 분야 국내 행사에 수라상재현, 다례 시연 등 세계 속에 한국 음식의 우수성을 알리며 한식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한 외국 대사관들을 초대해 집밥을 대접해 ‘한식대사’로 불리기도 한다. 기자도 지난 6월 4일 집밥 초대를 받았다. 이날은 헝가리 대사가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급한 일이 생겨 대신 팔로쉬 레벤테 상무관(일등서기관)이 부인과 함께 참석했다. 

 

류 대표를 만나 ‘한식대사’를 자처하게 된 이유에 대해 들었다. 

◆ 요리 세계로 입문하게 된 동기는

“세 아이를 키우면서 먹을거리와 끼니를 쉴 새 없이 고민했고 입이 짧아 어려서부터 남달리 몸이 약했던 둘째 딸 입에 맞는 떡을 만들면서 인생의 반전이 시작 되었어요. 돌아보면 머물지 못하고 부단히 좇으며 살았고 대기업 회사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뒤 교사로 사서로 강사로 지금의 전통음식연구가로 계속 탈바꿈 할 수 있었던 까닭은 늘 꿈꾸며 배우는 긍정적인 성미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성격은 저에게 늘 새로운 길을 열어주며 북돋아주는 마중물이 됐다.”   

◆ 식문화세계교류협회 창립 배경은

“임금님 수라상을 오늘에 되살리고 다례시연을 하며 외교사절단에게 우리입맛을 선보이게 되었고 여러 대사님들이 ‘한식대사’라 별명 부르게 됐다. 한식, 더 나아가 우리의 식문화를 알리며 문화를 체험 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고 ‘한식세계화’ 라는 커다란 숙제를 나름대로 풀어보려고 했다. 음식뿐 아니라 전통문화와 행사와 우리복식, 그릇, 오랜 세월과 함께 해온 부엌살림과 한국의 농산물로 음식에 얽힌 이야기로 꽃을 피우며 협회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어우렁더우렁 함께하며  세계 속에 한국의 식문화를 알리도록 노력하고 싶다.”

◆ ‘한식대사’로서 성과는

“외교행사를 시작으로 6년 동안 세계인들과 음식으로 소통할 기회가 많았는데 주한대사관을 방문해 우리 음식을 알리고 김치와 떡, 차 식문화를 가르쳐 드리고 100여 개국 외교사절이 참가하는 민간외교행사에 우리음식을 전시하고 문화 교류로 소개했다. 현재 에디오피아, 볼리비아, 불가리아, 태국, 핀란드, 코트디부아르, 우크라이나, 도미니크공화국, 헝가리 등의 주한대사관 관계자 22명들을 초대해 우리음식과 차 예절 그리고 한복을 입고 포토타임까지 갖는 등 우리 문화교류의 장으로 추억을 만들었다. 그 나라의 요리 레시피를 받아 만들고 양국간의 음식을 교류하는 행사와 강의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 문화를 알아가는 특별한 경험과 초대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해주셨고 식사를 하면서 누구나 마음을 열고 나누는 동무가 됐다. 음식은 몸을 이루고 뜻을 함께하고 너와 내가 만든 음식으로 결을 이루며 남녀노소를 떠나 모두가 그리움으로 품어 안을 수 있게 하는 소중한 연결고리가 아닐까 싶다. 앞으로도 우리음식과 문화를 배우고 싶다는 그분들을 뵈면서 국가 간의 식문화교류의 장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싶다.”

◆ 중국 진출 소식도 들린다

“‘한식대사 류현미 집밥초대’ 책을 중국어로 출간하자고 제안이 들어와 현재 중국에 책을 보냈고 검토 중에 있다. 책이 발간되면 부수적으로 다양한 한식 세계화 사업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 요리뿐 아니라 재능이 많다

“우리의 전통은 애정과 존경으로 대하며 응용한다면 어떤 경우에도 현대와 만날 수 있고 그 아름다움을 잃지 않을 수 있는 힘이 있음을 깨달았다. 음식 관련 고조리서를 비롯한 옛 자료뿐만 아니라 불교경전을 통한 삶의 철학의 밑절미들, 그리고 본초 연구를 통한 약선 공부가 음식 속에 녹아나고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공부 교육을 위한 미술학습, 전국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방문해 익혀온 모든 것들이 전통을 응용하는 다양한 대외활동에서 우리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전통요소와 함께 할 수 있었다.”

 

◆ 앞으로 계획과 하고 싶은 말은

“각 나라별 요리 레시피를 받아 만들어 보고 양국 간의 음식을 교류하는 행사와 강의를 이달부터 계획 중이며 ‘한식대사 류현미 집밥초대전’을 통해 만난 소중한 인연들과 추억을 사진으로 담아 한국의 맛(味)과 아름다움(美)으로 사진전을 기획하고 있다. 향후 중국에서도 집밥 초대전을 재현하고 싶다. 아울러 전국에 슬로우시티가 있는 곳을 여행하면서 우리고택과 자연을 닮은 사람들을 만나며 느림이 주는 자연의 넉넉함과 먹을거리를 이용해 우리음식도 만들어보며 책도 만들고 방송으로 추억을 만들어 가고 싶다.어려서부터 익숙하게 먹어왔던 음식이지만 그 가치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자연 그대로를 품은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그야말로 보약이다. 너를 살려야 내가 살 수 있다는 살림의 밑절미를 헤아리는 마음은 우리 고유 맛을 살리는 첫 걸음이다. 우리네 어머니의 사랑과 정성이 담긴 손맛과 추억, 그리움이 담긴 집밥을 통한 어머니의 마음으로 그 가치를 고민한다. 한국의 멋이 담긴 그릇과 천에 가지런히 얹힌 음식이야기, 몸에 약이 되는 음식, 맵짜한 손맛과 정갈한 정성이 담긴 음식이 세계에 내놓고 싶은 마음이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

류 대표는 이력이 화려하다. 식문화세계교류협회 대표 이외에 전통음식연구가, 신문칼럼리스트, 라디오방송진행자, 사단법인 한복진흥회 한복홍보대사, 아시아뉴스TV 홍보대사, 산림청집필위원을 하고 있고 저서로는 ‘한식대사 류현미 집밥초대’가 있다. 성신여대 대학원 교육학과와 명지대 대학원 식품양생학과를 나왔다.

2010~11 네이버 요리부문 파워블로그, 2012년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 농림부장관상 수상 외 15개 요리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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