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인하 이후 9-10등급 대출 막혀…20%대 적용 8등급 위기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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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경제=이지우 기자] 내년 하반기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인하될 예정인 가운데 제도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저소득·저신용자의 대출이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과 당정협의를 거쳐 법정최고금리를 현행(24%)보다 4%포인트(p) 낮춘 20%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18년 2월 27.9%에서 24%로 내려온 지 3년만이다.

금융위는 최그금리가 인하될 경우 지난 3월 말 기준 20% 초과 금리대출을 이용하던 239만명 중 208만명(약 87%)이 매년 4830억원의 이자경감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나머지 31만명(13%)에 해당하는 차주들이다. 이들은 향후 대출 만기가 오는 3~4년에 걸쳐 민간금융 이용이 축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중 3만9000명은 불법사금융 이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최고금리 인하로 이자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지만 동시에 금융사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저신용자의 대출 접근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저축은행업계는 당장 8등급 이하 차주부터 대출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8년 최고금리 인하 이후 9-10등급의 대출이 사실상 막혔는데 20%로 내려오게 되면 현재 20~24% 내에서 금리를 적용받는 8등급 차주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18일 기준 20%대 금리를 적용받는 저축은행 신용대출 중 8등급의 비중을 살펴보면 작게는 1%대에서 많게는 거의 60%까지 차지하고 있다.

대한저축은행 'O론'의 8등급 비중이 59.01%로 가장 많았으며 ▲키움저축은행 키움친구론Ⅱ(57.14%) ▲세람저축은행 론바로(31.61%) 순으로 이어졌다.

상위 저축은행은 중금리 대출 활성화로 8등급 비중이 낮은 편이다. ▲SBI저축은행 직장인 대출(1.02%) ▲OK저축은행 마이너스OK론(2.95%) ▲웰컴저축은행 웰컴뱅크론(1.47%) 등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24%로 떨어지면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9-10등급 대출을 줄였다"면서 "20%로 떨어지게 되면 8등급 차주가 대출을 할 수 있는 제도권 금융사가 없어져 결국 불법사금융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이러한 사실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저신용자 대상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상품 공급을 확대하고 취약·연체차주에 대한 채무조정·신용회복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은성수 위원장은 "최고금리 인하가 저신용자 대출 가능성을 아예 없애버릴 수 있는 위험이 있지만 인하가 필요하다"면서 "인하 장점을 극대화하고 나쁜 면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인하 수준과 방식,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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