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회는 어떻게든 청년고용을 위해 일자리를 늘리려고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정작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무슨 연유인지 시장의 흐름을 무시하고 기준을 두어 관리하려 든다.

예컨대 신청한 사업자를 면세점 면적당 또는 사업장 개수로 심사한다는 것은 스스로 시장을 제한하고 경쟁력을 약화시킬 뿐이다.

이렇게 해서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사업전략이 나오겠는가?

면세점의 위치와 크기를 특정하여 선정기준으로 삼는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스스로 시장의 규모를 축소하고 자율경쟁을 원천봉쇄해 그들만의 새로운 면세시장 특권을 안겨줄 뿐인 것이다. 심지어 모 백화점 임원의 경우 정보기관의 인맥을 이용해 정보탐색전을 벌이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예컨대 용인의 에버랜드나 특정지역의 관광지는 물론 문화시설을 갖춘 전국 단위의 주요 지역으로 확대해 시장의 크기를 키워 청년고용문제 해결에 기여하자는 것이다.

세부적인 면세점 선정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가관이다. 8일 업체별로 사전 리허설을 진행하고 9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동안 경쟁 대표들이 직접 출격해서 5분 PT, 20분 Q&A에 명운을 건다.

특히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사업자를 결정할 특허심사 일정은 본심사 하루 전인 8일부터 사실상 시작된다. 면세점 선정이 특허를 운운할 사업선정인 것인지 참 한심하다. 여기에 한술 더 떠 보안을 위해 7일에나 PT 장소를 공개한다.

세부 일정을 보면 중소·중견 면세사업 후보자들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10시40분까지, 대기업 면세사업 후보자들은 오전 10시40분부터 11시15분까지 각 업체별로 5분씩 사업계획을 발표한다. 9일 오전 8시 중소·중견 사업자인 중원산업이 발표에 나서면서 특허심사 본 무대의 막이 오른다. 유진디에프엔씨, 파라다이스 등 총 14곳의 중소·중견 면세사업 후보자들은 오후 4시까지 업체별로 발표 5분, 질의응답 20분 등 총 30분간의 특허심사 일정을 진행하고 대기업 면세사업 후보자들의 특허심사는 오후 4시2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사업계획 발표에 회사 대표를 내세우는 등 발표 전에도 총력전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첫 발표 대상인 신세계(신세계DF)는 성영목 대표가 직접 나서 5분간 PT와 동영상 등을 활용할 예정이다.

이동호 현대백화점(현대DF) 대표도 직접 발표에 나선다. 현대 역시 동영상 등 시청각 자료를 충분히 활용할 예정이고, 황용득 한화갤러리아(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대표는 한화의 면세점 사업 영역을 서울로 넓히기 위해 발표 무대에 직접 오른단다.

문종훈 SK네트웍스 대표와 노종호 이랜드(이랜드면세점) 대표도 직접 사업계획을 발표한다.

롯데면세점은 면세업계서 잔뼈가 굵은 이홍균 대표를 내세우고, HDC신라면세점은 합작회사답게 양창훈 아이파크몰 사장과 한인규 호텔신라 부사장이 나선다.

12시간이 넘는 PT 경쟁 결과는 10일 공개되며 관세청은 10일 제주도 중소·중견 면세사업 후보자들의 사업계획 발표가 끝나는 오전 9시30분 이후 최종 면세사업자를 발표한다.

서울 시내 면세사업자의 경우 중소·중견 사업자 1곳, 대기업 사업자 2곳 등 총 3개 기업을 제외한 18개 기업이 고배를 마시게 되며 4개월 간 유통업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사업자 선정이 막을 내린다.

면세사업 신청 사업자들은 잘 만들기야 하겠지만 이게 청년고용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 한류 콘텐츠를 통해 국내 기업이 생산하는 다양한 상품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판에 제품 판매만을 위해 특정 장소와 업체를 제한적으로 선정한다는 발상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 모두 또는 그 이상으로 그들이 자율적인 운영방법과 지역의 선택권을 맡겨 시장의 논리를 따르게 하자. 단순히 제품을 떠나 공연문화 드라마 창작예술 등 그들이 보고 싶은 콘텐츠를 결합하여 언제 어디서든 문화와 쇼핑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면세점이 단순히 경쟁력을 갖은 상품만을 판매하는 곳이 아닌 문화를 이해하고 공감할 기회를 주어 특정 회사나 지역으로 쏠리는 현상을 막고 광범위한 도시로 넓혀 면세시장 규모를 키우고 고용에도 기여해야 한다.

대통령과 정부 정책 당국자 그리고 국회는 청년고용 문제를 먼 곳에서 찾지 말고 이번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문화를 소개하고 청년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도록 시장 규모를 확대할 수 있도록 서울시내 면세사업자로 명칭과 지역을 한정짓지 말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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