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스 버젯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은 지난 3월 중순 영업을 임시 중단했다. [사진=김형수 기자]
이비스 버젯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은 지난 3월 중순 영업을 임시 중단했다. [사진=김형수 기자]

[한국정책신문=김형수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특급호텔 뷔페로 사람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지만 호텔 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해외 여행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숙박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즈니스호텔들은 지난 봄부터 문도 열지 못한 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6일 롯데호텔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조정된 이후 정상 영업을 시작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의 뷔페 레스토랑 라세느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밝혔다.

테이블간 거리두기 유지를 위해 좌석 숫자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마련된 좌석은 거의 다 찬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운영을 다시 시작한 서울신라호텔의 뷔페 레스토랑 더 파크뷰 예약도 늘어났다. 롯데호텔 라세느처럼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서 좌석을 평소보다 줄이긴 했지만 이달 말까지의 예약은 대부분 완료됐다. 호텔이 오랜만에 북적이고 있지만 호텔업체들은 좀처럼 객실이 차지 않아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호캉스’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관련 마케팅에 힘쓰긴 했지만 이들 만으로 객실을 채우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출장을 와서 호텔 지하 연회장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하고, 밤에는 호텔 객실에서 묵는 사람들이 줄어든 타격이 크다는 것이다.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탓에 내국인들이 국내로 발길을 돌리면서 관광지에 있는 호텔들은 코로나19에도 안정적인 운영을 하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제주와 부산에 있는 호텔은 70~80% 수준의 객실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서울 호텔 객실점유율은 그에 못 미치고 기복도 심하다”면서 “작년에는 MICE(기업회의·인센티브 관광·국제회의·전시를 아우르는 단어)를 비롯한 출장 목적의 해외여행객이 많았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시내 호텔은 대부분 비슷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객실에서 묵지는 않더라도 뷔페를 찾는 고객은 줄을 잇는 특급호텔이 아닌 호텔들이 처한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해외 여행객들을 유치했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인근 중저가 호텔 가운데는 코로나19로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반년 넘게 호텔 전체에 불이 꺼진 곳도 여럿이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4번 출구로 나와 길을 건너면 있는 이비스 버젯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은 지난 3월23일 임시 중단한 영업을 아직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언제 다시 호텔 문을 열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호텔 출입문에는 ‘영업의 재개는 확정되는대로 공지하겠다’면서 ‘고객님께 불편을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있다. 

이비스 버젯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과 마주보고 있는 토요코인 서울 동대문 1호점도 지난 4월15일부터 임시 휴업하는 중이다. 예약을 문의하는 사람들은 도보로 1분 거리에 있는 토요코인 서울 동대문 2호점으로 안내하고 있다. 동대문 호텔의 주요 고객인 중국인과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돌아오고 2호점 객실점유율이 올라가야 1호점의 영업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토요코인 서울 동대문 2호점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은 거의 없고 한국 사람이 조금 있는데 원래 내국인 투숙객의 비율이 높지 않다”면서 “외국인 입국이 재개되고 2호점 객실이 차기 시작해야 상황을 봐가면서 1호점 운영 재개 시점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요코인 서울 동대문 2호점과 등을 맞대고 있는 소테츠 호텔즈 더 스프라지르 서울 동대문은 이달 31일까지 임시 휴업 중이며, 오장동 사거리에 자리한 베이튼호텔도 지난 3월부터 영업을 하지 못하는 등 동대문 일대 호텔들은 심각한 영업난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대문은 아무래도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여행객에게 의존하는 지역이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면서 “잘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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