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대회 및 선수단 후원, "e-스포츠 시청자 규모 약 5억명”

[한국정책신문=김성욱기자]코로나19로 축구·야구 같은 전통 스포츠가 주춤한 사이 기업들이 e-스포츠를 통해 새로운 마케팅 활로 모색에 나섰다. 스포츠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해 왔던 자동차 업계가 e-스포츠 시장에 뛰어들면서 게임사들과 빠르게 손을 잡는 분위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넥슨의 대표적인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대차는 모바일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 자사 신형 모델 ‘쏘나타 N 라인’을 선보이고 e-스포츠 대회 ‘카러플 쏘나타 N 라인 컵’도 개최하기로 했다.

[사진=기아자동차]
[사진=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는 지난 1월 리그 오브 레전드 유럽 리그(League of Legends European Championship, LEC) 파트너십 계약을 연장,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자동차 부문 메인 파트너 타이틀을 획득했다.

LEC는 한국, 중국, 북미, 브라질, 터키 등 14개 지역에서 진행되는 리그 중 규모가 가장 큰 리그로 지난해 대회 최고 동시 접속자수가 84만명에 달한다. LEC 참가팀인 로그(Rouge)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해 1년 동안 로그팀과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한다.

수입차 브랜드들도 앞다퉈 e-스포츠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BMW그룹은 SK텔레콤의 e-스포츠 전문기업 T1과 스폰서 파트너십을 맺었다.

T1은 2004년 SK텔레콤이 창단한 프로게임팀을 기반으로 지난해 미국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 컴캐스트와 함께 설립됐다. 현재 ‘리그 오브 레전드’, ‘포트나이트’ 등 10개 팀을 운영하고 있다.

BMW는 이번 파트너십으로 국내 및 해외에서 T1 선들에게 ‘BMW X7’ 등 최신형 차량을 지원한다. T1 선수 유니폼에는 BMW 로고가 부착된다. 신차 발표회 등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와 온라인 마케팅에서도 협업하기로 했으며 추후 자사 디자인 및 혁신 기술을 활용해 게임용 하드웨어·소프트웨어도 개발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리그 오브 레전드 개발사 라이엇게임즈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2017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을 후원한데 이어 2018년부터는 중국 지역 리그인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리그(League of Legends Pro League, LPL)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SK 게이밍(SK Gaming) 지분도 인수했다. SK게이밍은 1997년에 설립된 e-스포츠팀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를 비롯해 ‘하스스톤’, ‘클래시로얄’ 등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주요 이벤트에서 e-스포츠팀에게 이동 수단을 제공하고 양사 협력 콘텐츠도 제작하기로 했다.

[사진=한성자동차]
[사진=한성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공식 딜러인 한성자동차도 젠지 이스포츠(Gen.G Esports)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젠지는 2017년 설립된 e-스포츠 기업으로 한국, 미국, 중국 등 글로벌 e-스포츠 주요 시장에서 팀을 운영하고 있다.

한성자동차는 드림그림 아티스트인 그라플랙스, 주재범 작가와 랩핑 작업을 진행한 ‘더 뉴 CLS’, ‘더 뉴 GLE’ 등 차량 3대를 젠지 e-스포츠팀 공식 이동 차량으로 지원한다.

테슬라는 아예 자사 차 안에 비디오 게임 플랫폼 ‘테슬라 아케이드’를 탑재하고 나섰다. 테슬라 아케이드는 현재 조작이 단순한 캐주얼 게임 위주로 제공하고 있으나 일론 머스크 CEO는 추후 고사양 비디오 게임까지 제공할 가능성을 자주 시사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6월 미국 게임쇼 E3 좌담회에서 “게임 덕분에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게임이 아니라면 프로그래밍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가 e-스포츠에 파트너십을 맺고자 손을 뻗는 이유는 게임을 즐기는 10~30대가 자동차 브랜드의 잠재 고객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글로벌 e-스포츠 산업 규모는 올해 약 11억 달러(한화 약 1조3500억원)로 전년 대비 약 16% 성장했으며 시청자 규모는 약 5억명에 달한다. 10~20대 위주였던 시청연령층도 40대까지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의 시청자층이 자동차의 잠재 고객층과 맞아 떨어지면서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게임사들과 협력에 나서고 있다”며 “e-스포츠는 기업들이 젊은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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