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대상 분류, 게임 머니 사용·결제 한도 등 조건
엠게임·넵튠·NHN 등 게임사 속속 진출, 수익창출원 기대

[한국정책신문=김성욱 기자] 그동안 음지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스포츠 베팅 게임 시장이 양성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내 중견 게임사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가 스포츠 베팅 게임을 포함한 웹보드 게임 규제를 점차 완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블루오션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스포츠 베팅은 공인된 스포츠 경기를 대상으로 승부를 예측해 재화를 거는 비즈니스를 통칭한다. 흔히 알려져 있는 ‘스포츠 토토’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는 ‘현금을 거는 사행성 행위’라는 점에서 ‘도박’과 비유되며 장벽이 높았다. 규제가 많은 만큼 불법도 성행할 수밖에 없었다. 국내에서 스포츠 토토를 제외하고 현금이 오가는 모든 스포츠 베팅 사이트는 불법이다. 실제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추정 집계에 따르면 국내 불법 스포츠 베팅 시장은 연 83조7800여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최근 국내 스포츠 베팅 시장에 새로운 길이 열렸다. 정부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발효하면서 고스톱, 포커 등 웹보드 게임과 달리 법에 명시돼 있지 않았던 스포츠 베팅 게임을 명시, 규제 대상으로 분류한 것이다. 온라인 불법 베팅으로 유입되는 스포츠 팬들을 합법적 게임을 통해 제도권 내에서 관리하자는 취지다.

스포츠 베팅 게임은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관리 하에 합법적 형태로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현금 대신 환전이 불가능한 게임 머니를 사용한다는 점, 월 결제 한도액(50만원)과 1회 이용 한도액(5만원)이 적용된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국내 게임사들 역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추세다. 합법적인 스포츠 베팅 게임 시장이 형성되면 불법 영역이 축소됨과 동시에 게임사들에게는 새로운 수익창출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엠게임은 상장사 최초로 세계 각종 스포츠 경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게임 머니를 이용한 스포츠 베팅 시뮬레이션 게임 ‘윈플레이’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게임은 이미 개발이 완료됐고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정식 등급도 부여받았다.

넵튠도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 게발사 ‘나부 스튜디오’와 공동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개발 중인 스포츠 베팅 게임을 올 4분기께 비공개 베타 서비스 시작 후 론칭하겠다고 밝혔다.

NHN 역시 지난 상반기부터 게임 개발 자회사 ‘NHN 빅풋’을 통해 스포츠 게임 담당 인력을 구하는 등 스포츠 베팅 게임 개발 행보를 보여왔다. 정우진 NHN 대표는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은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스포츠 베팅 게임이 합법적 테두리에 들어왔지만 일각에서는 게임 출시 이후에도 불법적인 현금 거래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일명 ‘골드방’이나 ‘환전방’ 등과 같은 불법 장외 환전소에서 게임 머니가 거래될 경우 스포츠 토토와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스포츠 도박 사이트, 소규모 스포츠 베팅 게임 등에서 게임 머니를 돈으로 거래하는 사례들은 꾸준히 적발돼왔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게임물로 등급분류 받은 이후 사업자가 사행적으로 제공을 하거나 별도의 환전상 등의 활동에 의해 사행적으로 이용되는 게임물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통해 게임사업자 및 환전상에 대해 수사의뢰를 하는 등 사후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베팅 게임 활성화에 대한 첫발을 뗀 만큼 전문가, 현장 목소리 등을 적극 반영한 대안을 만든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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