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교-이슬람 간의 대립이 카슈미르 지역 분쟁-전쟁 원인
세 차례에 걸친 전쟁 이후에도 영토 분쟁은 '계속 진행형'

[한국정책신문=이상배 외교/안보 정책연구위원] 아주 가까운 이웃이자, 가장 멀고도 먼 나라. 인도와 파키스탄의 관계다. 양국의 국경지대에서는 '우르드'라는 언어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고 음식과 복장도 비슷한 점이 아주 많다. 또한 우리의 남과 북처럼 많은 이산가족들이 존재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상배 본지 외교/안보 정책연구위원
이상배 본지 외교/안보 정책연구위원

가장 큰 문제는 근본적으로 종교가 다르다는 것이다. 인도는 주로 힌두교이고, 파키스탄은 이슬람교이다 보니 양국 간 종교적 자존심으로 인한 앙숙(怏宿)의 모습은 극(極)에 달 할 정도이다.
 
힌두교 신자이자 인도의 정신적, 정치적 지주로 '비폭력, 불복종'운동을 이끌었던 마하트마 간디도 과격한 힌두교인에게 암살을 당할 정도였으니 가히 상상이 될법 하다.

힌두교와 이슬람교 사이 틈새가 벌어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영국의 등장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1858년 영국은 인도를 식민통치하면서 이슬람의 위상을 크게 위축시켰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힌두교인들은 발 빠르게 영어와 서구교육을 배우고 새 정권에 참여하여 목소리를 높이게 됐다. 이에 위기를 직감한 이슬람교인들은 대학을 설립하고 이슬람교 엘리트를 키우며 힘을 기르기 시작했다.

힌두교 엘리트들이 주축되어 인도 국민회의를 창설하자, 곧바로 이슬람 연맹을 결성하게 되었다. 이때 영국은 세력이 강해지는 힌두교 국민회의에 대항시키기 위해 이슬람 연맹이 필요했기에 은근하게 지원정책을 폈다. 이렇게 인도가 양분되는 상황에서 영국은 엄청난 이익을 챙기게 되었고, 그 결과가 오늘날까지 전쟁과 분쟁의 슬픔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1946년 영국의 철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양국 간 갈등은 걷잡을 수 없는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게 되었다. 그동안 상호 증오과 충돌 속에서 수십만 명이 학살되고, 500여만명은 피난민 신세로 전락(轉落)하고 말았다.

결국은 이슬람교 인구가 다수인 서북지역과 동부지역은 파키스탄이 인도로부터 분리해 독립 국가를 세우게 되었고, 당시 이슬람교가 다수인 카슈미르 지방의 힌두교인 통치자가 인도 연방에 합류를 희망하면서 불거진 상황이 지금의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전쟁과 분쟁 시발점이 된 것이다. 양국은 카슈미르 지역의 영유권을 두고 1948, 1965, 1971년 세 차례나 전쟁을 벌였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독립하면서 인도를 사이에 두고 서쪽과 동쪽의 파키스탄이 존재하게 되었다. 두 곳은 인도를 사이에 두고 1,000km가 훨씬 넘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이슬람교를 믿는 것 이외에는 공통점이 없다. 언어, 문자, 풍습도 모두 달랐으나 비단 종교 때문에 같은 파키스탄이 된 것이다.

결국 모든 정치와 권력 구도가 서파키스탄을 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 동파키스탄에선 서서히 독립을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게 되었다. 이 가운데 수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면서 마침내 1971년 동파키스탄과 서파키스탄은 내전에 돌입하고 말았다.

이때 동파키스탄에서 많은 난민이 발생하면서 인도에 유입되자, 인도는 난민을 떠안을 여력이 부족하기에 동파키스탄 독립을 위해 개입했다. 1971년 인도와 서파키스탄 간 전면전이 발발하게 되는데 이 전쟁이 바로 제3차 인도-파키스탄 전쟁이다. 인도는 이 전쟁에 승리하고 동파키스탄은 1971년 12월 방글라데시로 독립하게 되었는데 이러한 방글라데시 탄생은 오히려 파키스탄에게 깊은 상처로 남게 되었다.
 
2019년 2월, 인도와 파키스탄은 1971년 카슈미르 3차 전쟁 이후 처음으로 전투기를 투입해 공중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인도 공군기인 미그- 21이 격추돼 조종사가 파키스탄군의 포로가 된 바가 있다. 또한 국경지역에서 자폭테러 발생 등의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카슈미르 지역에서 인도와 파키스탄의 영토분쟁은 당분간 끊임없이 계속되어 질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으론 와가보더(Wagah Border)에서 진행되는 양국 합동 국기하강식과 양국 간 크리킷트(Cricket) 경기를 보면서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양국 국민들의 모습을 보자면 더욱 가깝고도 멀게만 느껴지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아닌가 싶다.

카슈미르 지역 전쟁과 분쟁은 최초 종교적 원인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양국의 정치인들이 분쟁을 자신들의 종파주의 정치로 활용하기 때문이라는 일각의 의견에 공감이 간다. 어떤 상황은 한두 가지 원인이 아니라 여러가지 원인들이 복잡하게 얽혀서 상호작용을 하며 발생 할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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