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미·류호정 의원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 증언대회' 개최

[사진=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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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책신문=박지은 기자]쿠팡 부천물류센터 집단감염 피해직원으로 이뤄진 '쿠팡발 코로나19 피해노동자모임' 등은 8일 강은미·류호정 정의당 의원실 등이 주최한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 증언대회'에 참석해 집단 감염 피해 사례를 증언하고 쿠팡 측의 대응 실태를 비판했다.

이날 증언대회에는 류호정 정의당 의원을 비롯해 강은미 의원, 권영국 노동본부장, 장귀연 노동권연구소 소장 등 정의당 관계자와 고건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겸 쿠팡발 코로나19 피해 노동자모임 대표, 정진영 쿠팡맨 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지부 쿠팡지부 지부장, 김영빈 쿠팡이츠 배달노동자 겸 라이더유니온 조합원 등 쿠팡 노동자들이 참석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했던 전모씨는 “간호사에게 남편이 위급상황이 왔다고 연락이 왔다. 보호자를 찾는데 저랑 딸이 다 같이 코로나 걸렸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 없고, 남편은 많이 위중하고 치료가 안되니 더 큰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했다. 남편이 앰뷸런스를 타고 가는 동안 심정지가 온 후 한 달이 넘게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병원과 통화를 했는데 이제 할 게 없다고 요양병원으로 가라고 하더라” 라며 울음을 터트렸다.

이어 “쿠팡의 대처를 보면 근로자들이 마스크도 안 쓰고 장갑도 안 낀다고 언론플레이를 하는데 저는 장갑 마스크를 꼭 썼다. 그쪽에서 제공하는 식당, 라커룸, 통근버스 전혀 이용하지 않았고 개인방역은 제가 알아서 잘 챙겼다. 회사 차원에서는 방역을 철저히 지켜야 하는데 수 백명이 사용하는 작업대에 소독티슈나 젤도 갖다놓지 않고, 냉장·냉동시설이라 환기도 전혀 안 됐다” 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들이 확진자가 어디에서 나왔는지만 알려달라고 말해도 쿠팡측은 알려줄 수가 없다고만 한다. 쿠팡 측에서 한다는 말은 국가적 재난 사항이고 방역지침을 철저히 따랐고 자기들도 피해자기 때문에 해줄 게 없다라며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쿠팡물류센터에서 일했던 임모씨는 “쿠팡이라는 큰 회사를 믿고 일을 했고 기본적으로 개인 방역 지침을 잘 지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쿠팡에서 1시간만 일해도 숨을 많이 쉬어서 마스크가 다 젖기 때문에 마스크 안에 필터를 두 장 넣었고 식사시간에 나와서 또 교체했고 식당에 사람이 많아 확진 2주 전부터는 간식을 싸왔다”고 했다. 그럼에도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임모씨는 역학조사관이랑 통화를 했는데 “코로나에 걸린 게 너무 억울해서 한 순간이라도 마스크를 안썼다면 받아들이겠다 말했더니 역학조사관이 쿠팡 환경을 조사한 결과 열심히 마스크를 쓰셨더라도 불가항력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회사에서 데스크를 보면 항상 먼지가 끼여있다. 즉 청소도 안된 상태에서 우리에게 일을 시켰다” 고 토로했다.

[사진=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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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쿠팡발 코로나19피해노동자모임 대표는 "6월 18일 이후 입장을 회사측에 전달했지만 돌아온 것은 겨우 쿠팡 측 홍보팀의 답변이었고 해드릴 수 있는 건 본인 산재에 관해서 신청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답변만 왔다“ 며 "쿠팡은 코로나19 등으로 피해를 입은 노동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라이더유니온 조합원인 김영빈씨는 쿠팡이츠 일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말했다. “쿠팡이츠는 알고리즘을 통해 배달 일을 강제로 배차한다. 하필 그날은 비가 와서 날씨가 길이 미끄럽고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고, 퇴근시간대라 도로는 차들로 혼잡한 상황이었다. 쿠팡이츠가 평점제도를 운영하는데 배송자의 평점이 낮으면 ‘다음부터 업무 위탁이 안 될 수 있다’는 경고를 하기 때문에 20분이라는 배달시간을 맞추기 위해 차간주행을 할 수밖에 없었다. 쿠팡에서 정한 배달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고객이 평점을 낮게 줄 수 있는 시스템이다” 고 설명했다.

그런데 “미끄러운 도로에 미끄러져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쿠팡이츠 측에 연락했으나 몸은 어떻냐고 묻는게 아니라 배달 완료는 했냐는 말부터 물어서 실망스러웠다”고 회상했다. 또 김영빈씨는 “쿠팡이츠가 배달원들의 산재보상 여부를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교통사고시에도 배달원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장귀연 노동권연구소장은 쿠팡의 열악한 노동실태를 설명했다. 장 소장은 “쿠팡은 배송기사인 쿠팡맨을 정규직으로 직고용한다고 선전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 이미지를 구축했지만 실상은 다르다”며 “배송기사인 쿠팡맨 중에서도 정규직은 소수이며 계약직이 대부분이고 물류센터와 지역 캠프에서 입·출고 작업을 하는 사람들도 거의 계약직이거나 일용직”이라고 설명했다. 또 “계약직으로 2년 일하면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이 가능하지만 노동강도가 극심해 2년을 버티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실시간으로 관리자에게 감시를 당하고 설치된 UPH가 10분만 멈추어도 지적을 당하기 때문에 화장실도 쉽게 갈 수 없는 현실이다” 며 “이런 열악한 작업 환경과 높은 노동강도는 산재사고와 질환을 빈번하게 발생시켜왔고 노동자들의 건강은 위협에 일상적으로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배송 노동 역시 근로기준법상 정해진 1시간의 휴게시간도 지켜지지 않고 있을 정도로 노동강도가 높으며, 음식 배달을 하는 쿠팡이츠는 매장도착시간과 고객도착시간이 비현실적으로 짧게 설정되어 교통사고까지 유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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