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수석부회장 단축 지시, 앞으로 더 짧아질 것

[한국정책신문=김성욱 기자]현대·기아자동차의 신차 출시 주기가 급격히 짧아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 평균 7년 주기의 풀체인지(완전변경) 공식을 앞장서 무너뜨렸다.

[사진=현대자동차]
[사진=현대자동차]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달말 주력 SUV 4세대 싼타페의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싼타페’를 출시했다. 2018년 2월 4세대 싼타페 출시 이후 불과 2년 만에 페이스리프트(개선모델)이 나오는 것이다.

2세대 싼타페의 부분변경 모델과 3세대 싼타페의 부분변경 모델을 각각 4년, 3년 만에 내놨다는 점을 비춰볼 때 상품성 개선모델의 출시 주기가 단축되고 있다.

완전변경 모델의 출시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 최근 내놓은 그랜저의 완전변경 모델 출시 주기는 5년으로 파악된다. 현대차는 2000년대 초반까지 그랜저 완전변경 모델을 7년 주기로 내놨다.

지난해 서울모터쇼를 기점으로 본격 판매에 돌입한 신형 쏘나타도 2014년 3월 LF쏘나타 출시 이후 5년 만이다. 2017년 쏘나타 뉴 라이즈가 나오면서 부분변경을 거친 것까지 감안하면 2년 만의 모델 변경이 이뤄졌다.

기아차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약 4년 6개월 만에 K5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쏘렌토 완전변경 모델을 6년 만에 출시했다. 연말에는 스포티지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는다. 기아차는 스포티지를 1993년에 처음 선보인 뒤 ▲2004년 2세대 모델 ▲2010년 3세대 모델 ▲2015년 4세대 모델을 내놨다. 신차 출시 주기가 10년 이상에서 6년, 5년으로 짧아졌다.

통상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신차 교체 주기는 부분변경 모델을 제외하고 크게 약 7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개발 시간에 소요되는 기간도 있겠지만 1대의 차량을 출시해 개발 비용을 회수하는데 걸리는 시간까지 포함된다.

파격적으로 현대·기아차의 신차 출시 주기가 짧아진 배경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5월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에게 신차 개발 기간을 2년으로 단축하라는 내용의 업무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신차 출시 주기가 더 단축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차 출시 주기가 짧아지면 소비자들의 취향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어 시장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이 과거에 비해 변화가 많고 다양해지는 만큼 고객 니즈를 충족할 수 있도록 변화에 맞춰 신차를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기아차의 신차 주기가 짧아지는데 따른 소비자들의 불만도 늘고 있다. 신차효과 기간이 줄면서 중고차 가격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어서다. 신차들이 디자인과 성능, 연비에서 차이점은 있지만 부수적 기능만 추가해 가격만 올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효과를 3년도 누릴 수 없는 상황에서 신차 결함이 발견되고 리콜이 증가하면 소비자들의 실망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신차를 쏟아내기보다 품질 개선에 투자해 차량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신뢰 회복 및 소비자 구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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