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업체 비욘드마트, 1분기 매출 전년비 141% 증가

 

비욘드미트가 선보인 대체육 제품들 [사진=비욘드미트 페이스북 캡처]
비욘드미트가 선보인 대체육 제품들 [사진=비욘드미트 페이스북 캡처]

[한국정책신문=김형수 기자] 코로나19는 육식을 즐기는 식문화에도 경종을 울렸다. 늘어난 인간과 동물의 접촉, 육류의 대량 생산을 위한 공장식 축산 등이 코로나19를 비롯한 여러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육식을 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채식 시장은 활기를 띄고 있다.

◇비욘드미트, 1분기 호실적  

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대체육 생산업체 비욘드미트(Beyond Meat)의 1분기 매출은 9707만4000달러(1185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 증가했다.

국제시장 소매부문 매출이 작년 1분기 11만8000 달러에서 올해 1분기 595만2000달러로 4944% 치솟으며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미국 내에서 소매부문과 외식부문 매출은 각각 157%, 156% 늘어났다. 같은 기간에 영업이익은 180만 달러를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비욘드미트는 작년 1분기에 66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비욘드미트는 콩 단백질·카놀라유·코코아버터 등 식물성 재료로 만든 햄버거 패티, 소시지 등의 식물성 고기를 만드는 곳이다. 던킨, 써브웨이, TGI Fridays 등 외식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월마트, 타깃, 홀푸즈, 코스트코 등 소매채널에서 판매한다. 

미래에 또 닥치질 모르는 감염병 위협을 줄이려면 육식을 멀리하는 식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대체육 생산업체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신종 감염병 4개 가운데 3개는 동물에서 유래했다. 코로나19를 비롯한 돼지 독감, 조류 인플루엔자, 사스(SARS), 메르스(MERS) 등은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된 질병이다. 

미국 비정부기구 에코헬스 얼라이언스(EcoHealth Alliance)의 질병 생태학자 케빈 올리발(Kevin Olival)은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동물들을 자연스럽지 않은 환경에 몰아 넣으면 인간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질병이 생길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양의 고기를 생산하기 위한 공장식 축산은 위험을 가중시킨다. 더럽고 질병이 들끓기 쉬운 환경에서 사는 가축들에 대량의 항생제를 먹이기 때문이다. 강력한 항생제도 듣지 않는 박테리아와 병원균이 생겨나면서 공공보건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에서는 코로나19에 대응한 채식으로의 전환을 주장하는 청원이 진행되는 중이다. 해당 청원을 제기한 사람은 “채식이 미래의 판데믹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면서 “채식은 스스로는 물론 세계를 구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육식 대신 떠오른 채식

한국에서도 채식으로의 전환을 외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비건을 지향하는 모든 사람들(비지모)’는 광화문 앞에서 동물을 먹는 행위에서 다양한 전염병이 발생한다면서 채식을 하라고 강조했다.

'비건을 지향하는 모든 사람들'은 지난달 광화문에서 채식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사진=독자 제공]
'비건을 지향하는 모든 사람들'은 지난달 광화문에서 채식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사진=독자 제공]

이들은 이날 “불결한 ‘공장식 축산’은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 생산공장과 창고 역할을 하면서 우리 인간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며 “(채식은) 전염병의 출현을 막고, 인류의 건강과 행복을 지켜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 22일에 광화문에서 채식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건강, 환경, 윤리, 동물복지 등 다양한 이유로 채식을 지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며 채식 인구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채식협회에 따르면 2008년 15만명에 불과했던 국내 비건 소비자는 2018년 150만명으로 크게 불어났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전 세계 비건 시장 규모가 2018년 이후 매년 9.6%씩 성장해 2025년에는 240억6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이 생기자 식품 업체들은 대체육을 비롯한 비건 제품을 속속 내놓으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동원F&B는 지난달 16일 비욘드비프, 비욘드소시지 등 비욘드미트의 신제품 2종을 출시했다. 비욘드비프와 비욘드소시지는 각각 잘게 간 소고기와 돼지고기 소시지 형태의 제품이다. 동원F&B가 2018년 12월 비욘트미트와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부터 선보인 비욘드버거는 국내에서 약 8만2000개의 패티가 판매됐다. 

오뚜기는 동물성 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지난해 11월 10가지 채소로 맛을 낸 채소라면 ‘채황’을 내놨다. 영국 비건 협회인 'The Vegan Society'에 정식 등록된 제품이다. 

SPC삼립은 3월18일 미국의 푸드테크 기업 ‘Eat JUST, Inc.(이하 저스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저스트의 대표 제품 ‘저스트 에그’는 녹두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로 달걀 맛을 구현한 제품이다. SPC삼립은 ‘저스트 에그’, ‘저스트 마요’, ‘저스트 드레싱’ 등 저스트의 제품들을 SPC프레시푸드팩토리에서 제조해 올 하반기부터 국내에 독점 유통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대체육 '고기대신' 시리즈를 내놨다.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는 대체육 '고기대신' 시리즈를 내놨다. [사진=롯데마트]

롯데도 채식 시장 공략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푸드는 지난해 4월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엔네이처’를 론칭하고 ‘엔네이처 제로미트 너겟’과 ‘엔네이처 제로미트 가스’를 선보였다. 롯데푸드와 롯데중앙연구소가 약 2년에 걸친 연구 끝에 통밀에서 추출한 순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제품이다. 롯데리아는 올해 2월 식물성 패티를 넣은 ‘미라클버거’를 출시했다. 콩 단백질과 밀 단백질을 조합해서 만든 패티가 들어갔다. 

롯데마트는 올해 초 달걀 대신 기능성 대두를 사용한 ‘해빗(Hav'eat) 건강한 마요’를 출시했다. 당시 식물성 대체 상품군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던 롯데마트는 지난 7일 대체육 제품 ‘고기 대신’ 시리즈를 내놨다. ‘비건 대신’ 시리즈는 ‘비건 양념 순살 후라이드’, 비건 한입까스‘ 등 6종으로 이뤄졌다. 롯데마트는 콩고기의 품질을 보완하기 위해 곤약과 해조류를 활용해 식감과 맛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정부·정치권도 채식 전환에 적극 나서야

시민사회에서는 채식으로의 전환 움직임에 관도 민과 함께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동물해방물결, 녹색연합, 동물권행동 카라, 비건페미니스트네트워크, 채식평화연대, 녹색당 등 30여개의 단체는 지난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공서와 공공기관 등이 채식 선택권을 보장해고 있지 않고 있으며, 이는 헌법적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교급식 채식 선택권, 공공급식 채식선택권 입법부작위 확인 헌법소원을 동시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 앞에서 지난달 공공기관에서의 채식선택권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김형수 기자]
헌법재판소 앞에서 지난달 공공기관에서의 채식선택권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김형수 기자]

공공급식 채식선택권 보장 헌법소원에 뜻을 같이한 동물해방물결은 정부와 정치권이 당장 육식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캠페인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한돈 판촉행사, 농림축산식품부가 여는 축산물 프로모션 등이 육식을 부추긴다는 비판이다. 

또 국내에서는 채식을 하려고 해도 관련 인프라가 부족한 만큼 교도소, 학교, 군대 등 국공립 기관부터 채식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는 “21대 국회에 진출한 정당 가운데는 관련 공약을 내건 정당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입법을 통해 법에 채식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안이 가장 확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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