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수수료·경쟁 심화·소매업 영역 침범 지적 나와

배달의민족 “업주와 대화 채널 마련해 의견 반영할 것”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배달앱 상생과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 점검을 위한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김형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배달앱 상생과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 점검을 위한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김형수 기자]

[한국정책신문=김형수 기자]  지난달 우아한형제들이 내놓은 배달앱 '배달의민족'의 새로운 수수료 체계 개편안 논란에 대해 당·정·청이 가맹점주와 운영사측의 목소리를 듣고 대안을 모색하는 소통의 자리가 열렸다.

6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서울 강서구 미스터피자 가양동점에서 ‘배달앱 상생과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 점검을 위한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을지로위원회는 배달앱 수수료 문제로 대표되는 배달앱 운영사와 현장의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갈등을 짚어보고, 코로나19 국난 이후 현장 상황을 가감없이 청취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등 상생·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가 열린 미스터피자 가양점을 운영하는 허석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외식업 소상공인에게 배달앱은 동전의 양면”이라면서 “매출을 위해 쓸 수밖에 없으나 높은 마케팅 비용으로 수익이 악화되고 고객 정보를 배달앱 업체가 독점해 장기적으로 배달앱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며 상생방안 모색을 주장했다.

지난해 말까지 미스터피자 매장을 운영하다 지금은 개인사업을 한다는 한 자영업자도 “(배달의민족) 깃발 하나에 8만8000원은 너무 과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매출이 오르면 오를수록 자영업자에게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하는데 17년 자영업하면서 이전에는 안 나가는 비용이 너무 많이 나가게 됐다”며 장사 여건이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대표는 “순수익보다 배달 소개로 때가는 게 더 많다”며 “일반 자영업자에게 높은 수수료를 받고 프랜차이즈 가맹점에게 과도한 혜택주며 경제를 교란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불공정을 과감하게 없애달라”면서 “수수료를 인하하고 가맹점들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다 없애달라”고 요구했다. 

여당에서도 가맹점주들과 맥을 같이 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인들이 지불하는 카드수수료가 비싸서 1% 낮추려 몇 년 동안 엄청난 노력했다”며 “배달수수료가 올라가는 거 보고 우리가 뭐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배달의민족이 5월 수수료 체계를 원상복구하며 깃발 문제, 영업지역 확대로 인한 경쟁격화 문제, 영역침범 문제 등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은 적정 수수료를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재 배달의민족 이사는 “업주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만들어야 시장에서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최근 못한 게 업주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새 수수료 체계 ‘오픈서비스’ 내놓은 것인데 이 부분에 대해 양해 말씀을 드린다”고 입을 뗐다.

그는 “적정 수수료는 시장에서 가격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숙의해서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배달의민족은 일부 지적에 대해 반론을 폈다. 안심번호를 이용해서 업주가 직접 고객 정보를 못 받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개인 휴대전화번호 노출, 여성안전 이슈 때문에 통신사에 비용을 들여 가상번호를 만드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가게를 운영하는 업주들이 지닌 니즈와 안심하고 배달받으려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충돌한다는 것이다.   

또 소매영역을 침범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 비마트에 대해서는 소매점과 경쟁구도를 가지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비마트는 사입해서 파는 구조고 일반 소매점과의 경쟁을 배제하기 위해 가격을 높게 설정하고 그에 걸맞은 편의를 받을 수 있게 서비스를 설계했다는 입장이다. 

배달의민족은 앞으로 업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대화창구를 운영하며 서비스 개선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이현재 이사는 “사장님광장 내에 채널을 오픈할 것이고 배달의민족을 쓰는 업주들이 김범준 대표와 만나는 자리도 있을 것”이라면서 “많이 듣는 서비스로 거듭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고 앞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을지로위원회는 배달앱과 소상공인 간의 공정한 거래 질서 확립과 소비자보호를 위한 사회적 논의가 시급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홍근 위원장은 “배민이 4월1일 수수료 체계 변경하며 독과점 논란이 일어났고 배달앱 시장이 얼마나 불공정한지 드러났다”면서 “(배달의민족이) 배달앱 시장 선두주자로서 시장 생태계와 규범을 파괴하지 않고 공정한 가치 지닌 기업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불만들이 조기에 전달되고 흡수되지 않으면 공공앱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이며 이는 기업결합 심사를 앞두고 있는 배달의민족에 악영향이  있을 수도 있는 만큼 신속하고 중요하게 인식해야 한다”면서 “(배달앱이) 독립적 산업영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점에서 연내에라도 결론을 내야하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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