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협력과 카드사 경쟁...역량 있는 사업자면 진입 허용

<사진=금융위원회>

[한국정책신문=김진솔 기자] 차세대 혁신금융을 이끌 마이데이터(신용정보관리업) 도입을 앞두고 기존 금융회사와 핀테크회사들이 때론 협력하고 때론 경쟁하는 등 전략적으로 동행하는 모습이다.

5일 금융위원회와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마이데이터는 소비자에게 자신의 다양한 금융정보를 한곳에 모으거나 이동시킬 권한을 제공함으로써 개인 맞춤형 업무 지원을 가능하게 한다.

개인 맞춤형 업무란 소비자의 특성에 맞는 전자금융업, 대출 중개·주선 업무,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를 이용한 투자자문·일임업 등이다.

당초 핀테크사 위주로 허가가 이뤄질 전망이었던 마이데이터는 은행과 카드사로도 확대되면서 기존 금융사들의 발 빠르게 이를 활용하고 있다.

먼저 전통적인 금융사인 은행들은 핀테크사를 지원하면서 기존의 인프라와 혁신적인 기술의 콜라보레이션을 노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보유한 데이터를 핀테크사에 개방해 이를 토대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우리은행 앱인 '위비뱅크'에서 제공할 수 있게 했다.

또 지난 3일에는 빅데이터 플랫폼과 전사데이터웨어하우스(EDW)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DW(Data Warehouse) 아키텍처 구축 프로젝트를 마쳤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데이터 3법 통과로 주목받고 있는 데이터 개방, 클라우드서비스 확대, 마이데이터 사업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한은행 역시 핀테크사의 협력을 유도할 수 있는 개방형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마켓을 마련했으며 KB국민은행은 개인의 자산관리부터 카드 추천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App·앱) '뱅크샐러드' 운영사인 레이니스트와 전략적 업무제휴를 맺었다.

마이데이터를 더욱 잘 활용할 수 있는 카드사는 핀테크사와 맞춤형 서비스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신한카드는 자사 앱 '신한페이판'를 기존 토스, 뱅크샐러드 등에서 제공했던 타임라인, 자산관리 서비스 등 토탈 소비관리에 초점을 맞춰 전면 개편했다.

우리카드는 협력을 선택했다. 2016년부터 개인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 핀테크사 브로콜리의 금융 데이터 분석 역량을 자사의 데이터와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핀테크들의 성장세도 무섭다. 카카오페이는 기존 금융자산통합조회서비스를 자산과 지출 분석까지 가능한 자산관리 서비스로 확대했다.

이 서비스는 계좌·투자·내 차·대출 등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들의 자산이 어디에 집중됐고 부족한지 분석해준다.

아울러 현재 신용점수와 그에 맞는 대출상품을 제안하고 가입한 보험 현황을 제공해 체계적인 자산관리를 돕는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시작으로 여러 금융기관에 흩어져 있는 각종 데이터 조회부터 개인화된 금융자산 분석, 금융정보 맞춤관리, 상품 추천 등 마이데이터 시대에 맞춰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지난 1일에는 쿠팡이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인 '쿠페이'를 분리하며 핀테크 자회사 '쿠팡페이(가칭)'을 설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쿠페이는 쿠팡의 영향에 이미 가입자 1000만명의 데이터를 보유한 간편결제 서비스로서 성별·연령 등에 따른 소비 빅데이터를 보유한 만큼 마이데이터에 적합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역량 있는 사업자에 대해서는 마이데이터 산업 진입을 허용해 건전한 경쟁과 산업의 역동성 제고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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