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공 대출 신청에 '홀짝제'·신용등급 따라 시중·기업은행 대출 분류
채안펀드로 회사채 매입…한은 '양적완화' 시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취급하는 1000만원 대출을 신청하기 위해 줄을 선 모습. <사진=뉴스1>

[한국정책신문=이지우 기자] 내달 1일부터 본격적인 '100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이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금융업계에 전례없던 채권시장안정펀드 20조원과 증권시장안정펀드 10조원 규모가 조율을 거쳐 투입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대상으로 지원하는 '초저금리 금융지원 패키지'도 시행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코로나19로 흔들리는 경제 위기를 대응하기 위한 각종 '금융지원책'이 시행될 예정이다.

먼저 1일부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서 취급하는 1000만원 직접대출이 출생연도에 따른 '홀짝제'로 운영된다.

그동안 소진공 센터 300여명 인력이 하루 1만여 명의 소상공인을 상대하면서 대출·상담·확인서 발급까지 모두 처리해야 해 업무가 지연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홀짝제'를 도입해 하루 신청 수요를 줄이기로 한 것이다.

1·3·5·7·9와 같은 홀수 날짜에는 생년이 홀수 출생년도, 2·4·6·8·0과 같은 짝수 날짜에는 생년이 짝수인 출생년도가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아울러 대출 공급 창구도 신용등급에 따라 시중은행과 IBK기업은행으로 분류한다.

먼저 신용등급에 따라 ▲1~3등급은 일반 시중은행 ▲1~6등급은 기업은행 ▲4등급 이하는 소진공 센터를 통해 대출이 진행된다.

따라서 신용등급이 높은 소상공인은 시중은행에서 수수료 없이 3000만원 이하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금리는 연 1.5%로 은행금리와의 차이는 정부가 보전한다.

1~6등급 소상공인은 기업은행에서 3000만원~1억원 한도 보증 대출을 받으면 된다. 단 보증수수료 0.5%가 붙는다.

음식·숙박 업종은 기업은행이 직접 보증 접수부터 심사까지 진행해 3000만원 한도로 대출이 나가며 도소매업·제조업은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보증을 거쳐 1억원 한도로 진행된다.

시중은행을 통한 신용대출은 모든 시중은행에서 취급함에 따라 신청 후 5일 내외만에 대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기업은행의 경우 신청은 1일부터 진행되지만 본격적인 심사는 6일부터 진행된다. 시행 초기에는 대출 신청자가 몰리면서 2~3주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4월 하순부터는 5일내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대출은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기관이 달라지기 때문에 자신의 정확한 신용등급을 파악해야 헛걸음을 피할 수 있다.

따라서 대출 신청 전 온라인(나이스평가정보)과 오프라인(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신용등급을 사전조회해 본인에게 적합한 대출기관을 확인하고 방문하면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다음날인 2일부터는 정부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통한 회사채 매입으로 채권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선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4일 3조원 규모 캐피탈 콜(자금 요청이 있을 때마다 금액을 추가 집행하는 방식)을 결정하고 약정 규모를 기존 10조원에서 20조원으로 늘렸다.

우선 10조원 규모 채안펀드를 가동하고 향후 10조원을 추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증권시장 안정을 위한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는 10조원 규모로 4월 둘째주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은행도 2일부터 이른바 '한국판 양적완화'를 시행한다.

한은은 사상 처음으로 한도 없는 전액공급방식 환매조건부채권(RP)매입으로 시장에 유동성 수요 전액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고 실물경제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중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공급하려는 조치다.

이번 RP매입은 2일부터 시작돼 오는 6월까지 3개월 동안 매주 한차례씩 진행된다.

한편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지난 25일 체결한 한미통화스와프 600억달러 중 120억달러도 이번주 중 1차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120억달러 규모는 지난 2008년 300억달러 규모의 첫 한미 통화스와프 당시 1차로 공급된 금액 40억달러의 3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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