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확대로 메모리 수요 증가 '호재'…코로나19로 스마트폰 수요 감소 '악재'

<사진=뉴스1>

[한국정책신문=김진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증시를 이끄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까지 반도체 관련 지표가 양호하고 코로나19로 인터넷 사용량이 증가해 메모리 수요가 늘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과 공급망이 흔들리고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예상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여전히 반도체 업종에 대한 적극적인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먼저 반도체 업종을 추천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사태에도 예상 실적 변화는 크지 않으며 2분기부터 메모리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각각 전 분기보다 1950억원(6%), 2880억원(122%) 증가한 3조6420억원, 5243억원으로 추정했다.

앞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이 메모리 3사로 꼽히는 미국의 마이크론 역시 2020회계연도 2분기(2019년 12월~2020년 2월) 실적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클라우드 등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서버 반도체 수요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김동원·황고운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나 화상회의 등 비즈니스 환경변화는 인터넷 데이터 트래픽 증가와 신규 서버 증설 수요로 연결된다"며 "분명한 기회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반도체 13개사 중 12개 기업이 컨센서스(시장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며 "전반적으로 2020년 반도체 산업은 하락률을 축소해나가며 개선세에 진입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이 연구원은 "글로벌 반도체사의 실적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은 고객사가 동일하고 최종 수요처도 동일하므로 국내 메모리 반도체사를 분석하기에 유의미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코로나19 장기화 시 반도체 기업의 주력 상품인 스마트폰에 대해 우려도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300만대에서 260만대로 13.3% 하향 조정했다. 이에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35조원에서 33조원으로 줄였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은 코로나19 발발 이후에도 주도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전방산업에서 데이터센터와 기업용·교육용 PC 수요가 견조하고 업종 내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마이크론이 무난하게 실적 발표를 마쳤을 뿐만 아니라 인텔, 엔비디아 등이 실적 예상치를 하향 조정하지 않아 여타 업종 대비 실적의 안정성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한국의 반도체 대형주도 주도주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4월 잠정실적 발표일까지 삼성전자의 경우 실적 컨센서스에서 세트 부문의 하향 조정이 좀 더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2008년 당시 반도체 업체들의 수요 우려가 장비 출하액의 변화로 이어지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었다"며 "3월부터 장비 출하액의 변화 방향성이 중요한 시점인데, 최근 해외 장비 업체들의 가이던스 철회 소식을 보면 다소 부정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