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된 주가에 삼성·한화 보험사 등 '자사주 매입' 러시

<사진=픽사베이>

[한국정책신문=이지우 기자] 보험업계가 저성장·제로금리로 주가 하락이 이어지자 최고경영자(CEO)들이 자사주 매입으로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생명, 한화손해·생명보험 등의 CEO들이 최근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은 결제일 기준 이달 23~24일 이틀간 두 차례에 걸쳐 삼성생명 보통주 6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지난 19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를 선임된 이후 첫 자사주 매입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이 7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 797주를 매입했다.

강성수 한화손해보험 대표도 이달 17~24일 사이에 총 14회에 나눠 자사주 7만2000주를 매수했다. 같은 한화그룹 계열사인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도 이달 17일 자사주 3만주를 매수했다.

이처럼 보험사 CEO들의 자사주 매입 행렬은 저성장·저금리와 손해율 상승 등이 실적악화와 증시 하락으로 이어지면서다.

최근 2~3달 사이 이들 보험사 주가는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생명 주가는 올 초 7만원 대에서 25일 기준 4만5000원대로 줄어 거의 반토막이 났다. 삼성화재도 올 초 23만원 대에서 15만원 대로 줄었다.

한화생명도 같은 기간 2300원대에서 1000원대로, 한화손보도 2300원대에서 1200원대로 내려 앉았다.

특히 한화생명 주가는 지난 24일 종가 기준 982원으로 동전주 수준으로 떨어진 바 있다.

보험업계는 CEO들의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친화' 경영 실천과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저평가된 주가를 일시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보험업계 여건 속 책임경영 실천으로 주주들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주가 안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단기적인 방어책에 불가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매입 소식으로 일시적인 방어 효과는 볼 수 있지만 초저금리, 해외투자 한도 상향 물거품 등 악재가 계속돼 장기적인 효과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제로금리인 '초저금리 시대'에 진입해 자산수익률도 위태로워진데다 주요 영업채널인 대며채널 마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6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또 코로나19로 대면채널은 거의 마비된 상태다.

기대를 걸었던 '해외투자한도 상향'을 골자로 한 보험업법 개정안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좌초 위기에 놓여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이어지고 있는 보험업계 악재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국회에서 해외투자한도라도 물꼬를 터 숨을 쉴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 보험사들의 전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조원가량 감소한 5조3367억원을 기록하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1분기 영업이 마비되면서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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