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체제 속 '컨트롤타워' 역할…건전성 방어와 글로벌 확장 과제

손병환 신임 농협은행장 <사진=농협은행>

[한국정책신문=이지우 기자] NH농협은행의 손병환號(호)가 오는 26일 본격 출항한다. 

손병환 신임 행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농협은행의 '비상경영체제' 운영 속 임기를 시작하는 만큼 당면한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 주목되고 있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손 신임 행장은 지난 24일 열린 농협은행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안이 최종 의결되며 26일 공식적인 업무에 들어간다.

손 행장은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 임기를 시작하게 되면서 방어와 확장이라는 과제를 두 어깨에 짊어지게 됐다.

우선 단기 과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익성·건전성을 방어하는 것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최근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가 열렸다. 앞서 지난 16일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사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에 대한 대응으로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5%포인트 인하한 0.75%로 내렸다.

여기에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최저 금리로 떨어지게 되면서 가계대출 금리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른 은행의 순이자마진(NIM)도 큰 하락이 예상되면서 수익성 부문에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으로 대출 연장과 이자지원, 대출확대 등의 시행으로 건전성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가 잠잠해진 이후 어려운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도산으로 인한 리스크가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내부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를 '방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 손 행장은 취임과 함께 농협은행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진두지휘하며 '보수적 운용기조'를 유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 20일부로 은행장을 위원장으로 한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운영중이다. 

위원회는 수수료사업 등 상황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외화·주식·채권 등 변화에 따른 자금운용 손실을 제한하는 보수적 운용기조를 취하고 있으며 손 행장은 이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 한 관계자는 "사실상 모든 마케팅이 중단되고 코로나19로 인한 비상경영체제를 이어가는 중"이라면서 "(위원장으로 오면) 국내외 경기침체 상황에 대비한 대응방안 수립·이행 등 모든 부문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은행의 미래 먹거리와 수익성 다변화를 위한 '디지털'과 '글로벌'을 강화해야 하는 임무를 안고 있다.

'디지털'은 작년 말부터 도입된 오픈뱅킹 전면 시행으로 은행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주요 은행들은 '디지털 역량'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아울러 내년에는 제3 인터넷전문은행도 출범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손 행장이 전 이대훈 은행장의 바통을 받아 '디지털' 사업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이다.

특히 손 행장은 농협금융지주 내에서 디지털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손 행장은 2015년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 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디지털과 관련한 실무를 맡아온 인물이다. 당시 손 행장은 국내 최초로 오픈 API를 농협은행에 도입했다.

실제로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손 행장의 디지털 관련 능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부문은 타 시중은행보다 후발주자에 속한 농협은행을 끌어올려야 한다.

지난해 글로벌 사업 전략을 수립한 농협은행은 홍콩·중국 베이징·인도 뉴델리·베트남 호찌민·호주 시드니 등 5곳에서 은행 지점을 설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특히 손 행장이 수장으로 오면서 글로벌 사업 부문은 더욱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손 행장은 지난해 '글로벌 사업부'를 총괄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과 글로벌 모두 경험이 있는 손 행장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해외시장 진출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손 행장은 1962년 경남 진주 출신으로 경남 진주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농업교육학과를 전공했다.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기획조정실 팀장·창원터미널지점 지점장을 거쳐 2012년 농협은행 서울대학교지점 지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15년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 부장·농협중앙회 미래경영연구소 소장·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상무) 겸 농협은행 글로벌사업부문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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