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비상한 상황에는 비상한 처방이 필요"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청와대>

[한국정책신문=김진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그치지 않으면서 이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조명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4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금리 인하 부작용을 언급하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대처를 보면 기대감이 들썩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비상한 상황에는 비상한 처방이 필요하다"며 "코로나19가 주고 있는 경제적 타격에 그야말로 비상경제 시국이라는 상황 인식을 가지고 엄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채권시장에 강한 신호를 보냈고 이 총재의 발언 당일 상승분을 초과해 하락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기준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1%포인트(p) 떨어진 1.227%를 기록했다.

이 총재의 금리 인하 가능성 일축 발언 이후 0.09%p나 상승했지만 2거래일도 안되서 0.103%p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기준금리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만큼 시장에서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오전 기준 3년 만기 국채 금리 추이. <그래프=금융투자협회>

실제로 증권가에서도 조심스레 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전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문 대통령 발언 이후 금리 전망을 묻는 질문에 "시장에서 갖는 (2월) 인하 기대감은 상당히 설득력 있다"고 분석했다.

교보증권에서도 한은의 2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유효하다며 2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1.00%로 0.25%p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고 (문 대통령의 국무회의가) 경기방어에 좀 더 적극적인 액션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기적으로 추가경정예산 편성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주변을 보면 코로나19의 발원지로 피해가 심각한 중국 역시 최근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17일 중국 인민은행은 한국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3.25%에서 3.15%로 0.1%p 인하했다.

더불어 이날 발표되는 2월 중국 대출우대금리(LPR) 역시 낮아질 전망이다. LPR 금리는 기존 1년 기준 4.15%에서 4.05%로 0.1%p 내릴 가능성이 높다.

LPR 금리는 중국 18개 시중은행이 보고한 최우량 고객 대출 금리의 평균치로 중국 정부는 전 금융기관이 LPR을 대출 업무의 기준으로 삼도록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정부가 코로나19 극복대책으로 통화정책(금리인하)이 아닌 재정정책(세금을 사용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펀더멘탈이 개선되며 위험선호를 지지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로 금리인하보다는 재정정책 중심의 부양책이 제시될 공산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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