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자기자본 1.9조→4조로 …작년 순이익도 전년 대비 84.6% 증가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사 전경. <사진=하나금융투자>

[한국정책신문=김진솔 기자]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두 배 가까이 늘리는 등 성장속도 측면에서 선두를 달리는 하나금융투자에는 이진국 사장의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약을 위한 노력이 있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진국 사장이 취임한 2016년 하나금투의 연간 순이익은 866억원이었다. 2년 뒤인 2018년에는 1521억원으로 75.6%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2799억원으로 84.6%나 성장했다.

이 사장 취임 당시보다 순이익 규모가 3배 이상(223.2%) 커진 셈이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증자를 통한 자본 및 레버리지 활용 영업이 확대됐고 투자은행(IB) 및 세일즈앤트레이딩(S&T) 수익 확대가 실적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IB 부문의 경우 저금리 지속으로 인한 안전자산 투자 수요 급증과 해외 우량 대체투자 자산 공급 증가를 기반으로 해외 대체투자를 늘렸다.

자기자본투자(PI)를 확대하고 레버리지를 통해 매입확약 확대와 빅 딜 참여 건수를 늘려 전년대비 영업이익을 1461억원(88%) 늘렸다.

S&T 부문은 파생결합증권 신규발행은 전년 대비 13조원(11.2%) 늘어난 129조원을 기록했다. 또한 레버리지를 활용해 채권 운용 규모를 확대했고 금리하락으로 인한 수익 증가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515억원(46%) 증가했다.

2019년 말 기준 국내 주요 10대 증권사 자기자본 및 순이익 추이. <자료=전자공시시스템>

하나금투 자기자본 역시 이 사장 취임 당시 1조9287억원에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앞서 이 사장은 초대형 IB로의 강력한 성장 동력 확보 필요성, 그룹 내 비은행 비중 확대 등의 그룹 의지를 반영해 2018년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지난 3일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자회사인 하나금투 운용자금 조달을 위해 4997억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발행 주식 847만주는 지주에서 오는 3월26일 취득할 방침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금투 자기자본이 3조4751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총 3조9748억원으로 초대형 IB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코앞에 둔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이번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4조인 초대형 IB의 지위를 확보하고 2022년까지 자기자본 5조, 세후 당기순이익 5000억원을 거둘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덧붙여 이 사장은 지난해 초대형 IB의 기반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도 성공시켰다.

한편, 현재 금융당국에서 초대형 IB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개사이다.

하나금투와 비슷한 자본 규모를 가진 신한금융투자와 메리츠증권도 초대형 IB를 노리고 있지만 여섯 번째 초대형 IB는 하나금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먼저 신한금투는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영향으로 인가를 미룰 것으로 보이며 메리츠증권은 올해 사명에서 '종금(종합금융)'을 떼고 오는 4월 라이선스를 반납한 뒤 초대형 IB에 도전할 전망이다.

이에 하나금투는 4월 안에 초대형 IB 진입 요건을 갖춰 지정 신청을 마무리한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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