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자마진 일제히 하락…한은 '코로나19'로 추가 인하 가능성 높아 수익 다변화 중요

<사진=픽사베이>

[한국정책신문=이지우 기자] 국내 5대 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금융그룹(신한·KB·하나·우리·농협금융)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12조8074억원으로 전년(11조6962억원) 대비 8.68% 늘어났다.

이중 은행 부문 순이익은 9조9827억원으로 전체의 77.9%를 차지했다. 비은행 계열사와 글로벌 부문 기여도가 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상당 수익은 이자이익에서 나온다.

이자이익은 모두 증가했다. 신한금융은 7조9827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KB금융은 9조1968억원으로 3.3%, 하나금융은 5조7737억원으로 2.4%, 우리금융은 5조8937억원으로 4.3%, 농협금융은 7조8304억원으로 0.43% 증가했다.

하지만 NIM은 뒷걸음쳤다. NIM은 금융기관의 자산운용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제외하고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금융기관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여기에는 대출과 예금 금리 차에 대한 이익이 반영된다. 하락은 곧 대출과 예금 금리 차로 거두는 이익이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NIM은 신한은행이 전 분기 대비 0.7%포인트(p)하락한 1.46%, 국민은행은 0.6%p 하락한 1.6%, 하나은행은 0.6%p 하락한 1.41%, 우리은행은 0.3%p하락한 1.37%, 농협은행은 0.12%p 하락한 1.72%로 집계됐다.

이러한 하락은 최근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때마다 시장금리 역시 떨어지고 예대마진도 하락했다.

지난해 7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10월에는 1.25%까지 낮췄다.

여기에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도 영향을 끼쳤다.

정부가 은행들에 가계대출 증가율을 5% 수준으로 관리하도록 주문하면서 대출 총량을 늘려 이익을 늘리는 방법은 막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은행권은 가슴을 졸이고 있다.

은행권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추가적인 금리 하락 가능성이 나오고 있고 저금리 기조로 올해 상황이 녹록치 않다"면서 "선방하려면 순이자마진 하락폭을 줄이는 데에 힘쓰고 외적으로는 글로벌 및 비이자이익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게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정부 대출 규제나 금리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 등으로 올해 여건은 더 어려울 것"이라며 "방어하려면 기업금융(IB)와 자산운용 역량 강화 등으로 수익성을 방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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