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책신문=이헌수 칼럼니스트] 많은 골퍼들이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이야기한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딱 한가지다.

가능성이 있고 확실한 목표를 세울 때 우린 목표달성과 성취감 그리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

대부분 골퍼들은 실력과 연습량에 비해 다소 과도한 목표를 설정하고 매번 목표미달에 따른 실망과 자책감에 빠지곤 한다.

'인생(人生)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내 의지대로 멋있게 삶을 영위해 나가고 싶은 것'이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자신과의 싸움 중에는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유혹과의 전쟁'도 치러야 한다.

'볼 마크 한 뒤 볼을 원래 위치보다 0.1㎝라도 더 앞에 놓고 싶은 마음', '공이 벙커 내 움푹파인 발자국 속에 빠졌을 때', '운이 없게도 깊은 디보트 자욱 내에 박혀 있을 때' 등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을 이겨내고 정정당당히 승부를 한 골퍼는 목욕탕에서 벌거벗은 자신모습을 거울에 비춰보며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오래 전 개그우먼 김지선씨와의 라운딩에서 양 잔디로 뒤덮인 성남C.C의 비온 뒤 페어웨이는 그린뗏장이 떨어져나간 보기 흉한 디봇 자욱이 난무하고 있었다.

첫 홀부터 걸어가며 떨어져 나간 잔디덩이를 주워들고 듬성듬성 파여진 디봇자욱을 말없이 메꾸고 있는 지선씨의 모습을 보며 '본인이 만들어 낸 것도 아닌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골프가 끝난 후 스코어가 몇 개였는지를 기억하기보다는 골프장 잔디의 상처를 같이 아파해하며 남을 위해 배려 할 줄 아는 분과 라운딩을 한 것이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놀이와 경기가 다른 것은 '규정' 즉 'Rule'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골프 규정집의 제1장은 매너와 에티켓이다.

규정집에 인쇄되어 있지는 않치만 우리 주변엔 정말 매너있고, 에티켓과 배려, 아량이 넘치는 아름다운 골퍼들이 많이 있다.

반대로 상대방의 감정과 관계없이 자기 게임에만 몰두하는 사람, 감정표현을 너무 쉽게해 남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리듬을 깨뜨리는 사람 등, 이들은 자신들이 결코 환영받지 못하는 골퍼임을 알고 있을까?

한국의 골프 역사도 60년이 되어간다.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로서의 승자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골프는 본인 외 세명의 동반자와 함께 라운딩을 하는 경기이다.

경기가 끝난 후 다음 라운딩에 초대 받을수 있는, 즉 오늘 경기가 재밌고 기억에 남아 동반자들로부터 '꼭 다시 라운딩해보고 싶은 골퍼'로 기억되어질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골프에서의 '승자'가 아닐까?

자신과 동반자와의 경기에서 승자와 패자 모두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박수와 찬사를 보낸다.

 

<이헌수 한국골프산업연구원장>
 -약력-
한국체대 스포츠 교육학 박사
(前)서울스포츠대학원·가천대학교 골프 전공 교수
(前)SBS골프·Jtbc골프 채널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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