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책신문=최인철 기자]한일 양국에서 정력적으로 사업을 펼쳐온 신격호 롯데 그룹 명예 회장 별세로 고도 경제성장을 이끈 한국 재벌 창업자들이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향하게 됐다.

일제 식민지 시절에 태어났고 일본에서 유학을 하거나 기술도입, 경영기법에 많은 영향력을 받았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의 자금이나 기술 도입에 열심이던 한국 재벌창업세대의 퇴장으로 한국 산업계와 일본의 관계가 더욱 멀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일 양국관계 악화에 따른 일본 의존도가 급격히 줄어들 전망이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외국자본 유치가 절실했던 한국에 1억5000만달러라는 건설자금을 투입했다. 롯데호텔 등이 개점한 1979년 한국의 일인당 국민 소득이 1693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였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도 일본과의 관계가 깊었다. 일제 강점기 때 자랐고 일본어가 능숙했다. 이병철, 신격호 회장 모두 일본 와세다대를 거쳤다. 한국 경제성장의 주역이었고 일본 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쌓았고 기술 지원 등을 받아 사업의 기반을 닦았다.

한국재벌들은 일본과의 관계를 중시하면서도 반드시  일본을 넘어서겠다는 극일(尅日)의 집념을 불태웠고 2대, 3대 경영을 거쳐 일본 기업들을 능가하면서 염원을 이뤘다.
2, 3대 경영자들은 일본 보다는 주로 미국대학을 선택하고 일본과의 관계도 희박해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일본 기업을 압도했다. 재료나 장치 등의 분야에서 일본 기업과의 관계는 강하지만 거래처 관계로 반전됐다. 
과거 재벌 창업세대들이 한일 관계 정상화와 경제산업협력의 가교 역할을 해냈지만 이젠 기대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일본 언론들은 "한일 정부간의 관계가 '과거 최악'이라고 불리는 가운데 한일 산업계에서 새로운 협력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까"하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