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슬로우 인간의 욕구 5단계로 본 골프

[한국정책신문=이헌수 칼럼니스트] 인생은 운명적 만남의 점철이다. 태어나서 성장하고 직업을 갖고 배우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을 만나고 가정을 이루며 노년을 노낸다. 세상과 이별할 때까지 일어나는 모든 일은 운명적이다.

물론 모든 것이 이미 결정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어진 운명 속에 약간의 변화를 꾀할 수 있을 뿐이다.

골프광들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운명적인 만남은 바로 ‘골프와의 조우’일 것이다. 골프에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눈을 감을 때까지 골프로부터 해방되기 어려울 것이다.

적어도 6개월 이상 골프채를 잡아본 사람이라면 불가피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결코 골프채를 놓지 못할 것이다.

왜 골프를 시작하면 그만두지 못하는가? 이는 "골프의 결점은 너무 재미가 있다는 데에 있다"는 골프 평론가 헨리 롱허스트 명언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골프는 인생을 생각나게 하고 인생은 골프를 생각나게 한다"고도 말했다.

골프는 일단 시작하면 그 마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가 골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인간의 본능적 욕구’에서 한 번 찾아보고자 한다.

인간에게는 본능적인 욕구가 있고 심리학자 매슬로우(Maslow)는 이 욕구를 5단계로 나눴다.

▲제1단계 욕구인 ‘생리적 욕구’에는 먹고 마시고 배설하는 등의 욕구와 이런 욕구를 제한하는 것들을 제거하려는 욕구가 포함된다. ▲제2단계 욕구인 ‘안정의 욕구’는 몸의 안전을 추구하려는 욕구를 말하고 ▲제3단계 욕구인 ‘사회적(어울림 애정) 욕구’에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랑하고 사랑 받고자 하는 개인, 집단에 대한 사회적 욕구를 말하는 것이며 ▲제4단계 욕구인 ‘인정(존경)의 욕구’는 자기 자신을 값어치 있는 사람으로 존경 받을 만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하는 욕구를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5단계 욕구인 ‘자아실현의 욕구’는 자기 자신을 드러내 자신이 바라는 것을 현실 속에 구현해 보고자 하는 욕구로 인간욕구 중 가장 정점에 위치하는 욕구단계다.

이러한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설에 골프를 접목시켜 보면 건강을 위해 골프를 하게 되고 사회적 어울림과 사교의 장으로 골프만한 것이 없으며 골프를 즐기게 되면 사회적 위치를 인정받을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스코어를 기록하게 되면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결국 매슬로우가 말한 인간 욕구 5단계 설과 골프는 잘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인간의 욕구를 모두 함축하고 있는 골프이기에 우리는 한 번 골프를 시작하면 거기에 헤어 나올 수가 없다. 인생에서 욕구를 한 단계씩 채워가듯이 골프에서도 그 욕구를 하나씩 충족시켜가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또 다른 본능 중의 하나인 투쟁적 본능도 골프는 훌륭히 소화해내고 있다.

흔히 코스는 수렵지, 골퍼는 사냥꾼이라는 얘기를 한다. 매 홀 장애물과 투쟁을 펼치면서 스코어 사냥에 나선 골퍼들은 매 홀 자신의 사냥 능력을 발휘해 스코어 사냥에 집중하게 되며 18홀 사냥이 끝난 후에는 자랑과 칭찬이 오가는 19홀 라운드가 펼쳐진다.

이처럼 골프는 인간본능의 많은 부분을 수용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늘 인생과 비교되며 많은 골퍼들은 작은 인생의 축소판 속에서 자신의 인생에서 충족하지 못했던 욕구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큰 골프의 매력은 바로 자연에 대한 인간의 도전에 있을 것이다.

18개의 각기 다른 홀에서 각기 다른 경험을 할 수 있고 똑같은 코스라도 기후의 변화에 따라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으며 매일 반복되는 일상생활이지만 하루하루 다르고 새롭게 도전할 수 있다.

우리의 마음먹기에 따라 울 수도 웃을 수도 있듯이 우리는 골프코스에서 마음먹기에 따라 울기도 웃기도 한다. 그리고 미스 샷을 했을 경우에도 실망하지 않고 굿 샷을 외치다 보면 삶에서 맛봤던 시련과 고통을 이겨낼 수 있을 듯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골프를 즐기다 보면 우리 인생에서도 자신을 격려하며 한 발 한 발 앞으로 전진 할 수 있는 활력을 얻을 수 있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코스를 정복하는 골프처럼 미지의 미래에 대한 끝없는 도전인 우리의 삶에서 포기하고 좌절하지 않는 용기를 골프를 통해 배우게 되는 것이다.

 

<이헌수 한국골프산업연구원장>

 -약력-
한국체대 스포츠 교육학 박사
(前)서울스포츠대학원·가천대학교 골프 전공 교수
(前)SBS골프·Jtbc골프 채널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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